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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하이트진로] |
하이트진로는 1924년 설립 이후 일제강점기, 6.25 한국전쟁 등 격동기를 거치며 국민들과 웃고 울은 역사의 현장에 함께 했다.
하이트진로는 단순히 역사만 오래된 주류 브랜드만은 아니다. 하이트진로는 국내 주류 역사에서 '최초' 기록을 남기며 그 자체로 역사가 됐다.
아울러 주류(酒類) 브랜드에서 주류 시장과 역사를 이끄는 주류(主流)가 됐다.
◆국내 최초 주류 회사
하이트진로 역사는 1924년 10월3일 평안남도 용강군에 설립된 진천양조상회(眞泉釀造商會)에서 시작한다.
1924년은 우리나라 주류사에 큰 변곡점으로 대한민국 근대적 주류 기업이 설립된 해이다. 진로(眞露) 제품명은 생산지인 진지(眞池)의 '진(眞)', 순곡(純穀)으로 소주를 증류할 때 '술방울이 이슬처럼 맺히는' 제조방식에서 유래한 '이슬 로(露)'에서 가져왔다.
진천양조상회는 한국전쟁 후 서울로 사업장을 이전했다. 1970년 대망의 국내 소주시장 1위에 오른 이후 현재까지 50년간 소주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국민 소주 '참이슬'은 2001년 이후 글로벌 증류주 시장에서 18년 연속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증류주 1위를 차지하는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
◆국내 최초 맥주 회사
하이트진로는 1933년 8월9일 당시 경기도 시흥군 영등포읍에 설립된 조선맥주주식회사에서 시작한다.
조선맥주는 자본금 600만원으로 설립됐다. 공장규모도 10여만평으로 매우 컸다. 당시 영등포는 수질로 최고의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었는데 조선맥주 설립 4개월 후 현 OB맥주의 전신인 '소화기린맥주'도 역시 영등포에 1933년 12월에 들어섰다.
조선맥주는 국내 최초 비열처리맥주 '하이트'로 맥주업계 1위에 오른 뒤 1998년 사명을 '하이트맥주'로 변경했다.
2019년 출시한 '테라'는 런칭 후 현재 1초에 22병 판매되는 메가 히트 제품이다.
◆국내 최초 유엔군 군납업체
조선맥주는 1950년 한국전쟁으로 영등포공장이 일부 파괴됐지만 1952년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한 뒤 전쟁으로 파괴된 영등포공장 재건에 주력했다.
그 성과로 대한민국 최초로 1954년에 주한 유엔(UN)군 군납업체로 선정되면서 품질을 인정받았다.
주한 유엔군 군납업체 선정을 바탕으로 1962년 제 1회 전국상품전시대회에서는 내각수반(62년 당시 내각책임제의 국무총리)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68년도에는 I.C.S.P(국제식품심사회)에서 3개 부문(병맥주, 수출용 캔맥주, 내수용 캔맥주) 최우수 금상을 획득했다. 100여년 가까운 하이트진로의 맥주 양조 기술을 엿볼 수 있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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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하이트진로] |
하이트진로는 대한민국 최초의 CM송 '차차차'도 선보였다. 진로 CM송인 차차차는 라디오와 TV에 소개되자 유행가가 됐다.
재미있는 가사와 신나는 멜로디는 술과 전혀 상관없는 어린이들 사이에서도 애창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제품, 광고시간에 대한 규제가 약하던 시절 만들어진 이 광고는 극장용으로도 제작돼 인기를 끌었다.
차차차는 주류사를 넘어 우리나라 광고사에도 새로운 장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차차차 이후 음료·과자 브랜드들이 오란씨, 맛동산 등 지금도 회자되는 히트 광고 CM송을 내놨다.
◆국내 최초 맥주 수출
1962년 3월 조선맥주는 국내 최초로 병맥주 등을 해외로 수출한다. 국내에서 그 맛을 인정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수출로까지 이어져 조선맥주는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조선맥주는 주한 유엔군의 군납을 책임지고 있었는데, 전 세계에서 유엔이 가지고 있는 국제정치적 권위를 고려해보면 주한 유엔군 납품이 국내 최초 맥주 수출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로는 1968년 베트남 파견군인을 위해 소주를 처음으로 베트남에 수출했다. 당시 동남아시장에서 소주는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었다.
1972년에는 인삼주 개발과 동시에 해외영업부를 신설, 다양한 주류를 수출했다. 하이트진로의 해외 시장 기반은 이 때 구축됐다.
◆국내 최초 주류업계 연구소
1970년 삼학을 제치고 소주시장 1위로 성장한 진로는 축적된 양조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고자 1974년 12월 대한민국 최초의 주류 연구소를 열었다.
이 연구소는 대한민국 주류사에 한 획을 긋는 역할을 하며 소주, 와인 및 기재주 등 대한민국의 유명한 주류를 개발한다.
여기서 미래를 준비한 제품들이 현재까지 우리나라를 넘어 글로벌 증류주 시장을 석권했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참이슬'과 '진로'다.
연구소는 하이트진로 그룹 출범 후 맥주와 소주를 망라하는 국내 최대의 주류연구소로 규모를 키웠다. 하이트진로가 이 연구소를 통해 대한민국 최대 주류회사로 성장하는 큰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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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하이트진로] |
하이트진로는 참이슬과 하이트를 앞세워 2000년대 후반까지 소주와 맥주 부문 시장점유율 1위를 오랫동안 차지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지난 10여년 동안의 경쟁사의 거센 추격에 성장 정체기를 맞으며 위기에 처했다. 하이트진로는 이에 지난해 테라와 진로를 내놓으며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호주 청정지역에서 자란 맥아 100%로 만든 청정라거-테라는 출시 14개월만인 5월말 기준 8억6000만병이 판매됐다. 1초당 22.7병(330ml 기준)이 팔린 셈이다.
테라는 참이슬과 함께 성장했다. '테슬라(테라+참이슬)' 열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테라는 하이트진로 맥주 브랜드 중 출시 초반 가장 빠른 판매 속도를 보이며, 국내 맥주 시장 판도를 변화시켰다.
뉴트로(New+Retro, 새로운
진로는 출시 7개월 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했다. 출시 13개월만인 지난 5월 기준 3억병 판매를 기록했다.
[최기성 기자 gistar@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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