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의 장기화로 인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불면을 초래하고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쉽게 볼일이 아니다. 여기에 냉방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평소 방광염, 과민성방광, 요실금을 가지고 있는 중장년층은 발병 및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 쉽게 낫지만 쉽게 재발하는 방광염
방광염은 방광에 염증이 생긴 것을 뜻하며, 방광염을 일으키는 균은 대부분 우리 몸 속에 있는 대장균이지만 다른 균에 의한 감염으로도 발생한다. 대개 방광에 침입한 균은 소변을 배설하면서 함께 배출되는데, 건강한 상태라면 세균에 대한 방어력이 있기 때문에 염증으로 쉽게 발전하지 않는다. 하지만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인체의 저항력이 낮아진 상태에서는 세균 감염에 취약하게 되어 염증이 발생하고 빈뇨와 절박뇨, 잔뇨감 등으로 고생하게 된다. 항생제를 복용하면 쉽게 낫지만 또 다시 재발이 잦은 만큼, 만성방광염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 불안감, 자신감 저하까지 일으키는 과민성방광
과민성방광이 있으면 남녀 모두 잦은 소변(빈뇨, 야간뇨)과 요절박(절박뇨)에 시달리지만,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해봐도 특별한 세균 감염이나 염증이 잘 발견되지 않는다. 대표적인 증상은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 수면 중에 소변을 보기 위해 자주 깨게 되는 '야간뇨', 강하고 갑작스러운 요의를 느끼며 소변을 참을 수 없는 '절박뇨(요절박)' 등이다.
대부분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나며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으로 인해 사회생활을 기피하게 되면서 불안감, 자신감 저하 등으로 진행되어 우울증으로 악화된다. 이처럼 삶의 질을 크게 떨어지게하는 질환이 과민성 방광이지만, 정작 정확한 발병 원인을 모르다 보니 치료방법도 대부분 일시적인 증상 치료에 머무르고 있고, 그 치료 효과도 미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중년 여성을 울리는 요실금, 여름철 더 괴로워
전체 요실금의 80~90%는 복압성요실금으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갑작스럽게 복압을 증가시켜 방광의 수축없이 소변이 누출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소변이 새어 나오는 요실금은 당장 치료하지 않아도 생명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땀분비가 많아지고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에는 위생적으로도 문제를 일으키고, 자신감을 떨어지게하는 등 중년 여성에게 괴로운 배뇨질환이다.
◇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게 매우 중요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한의학 박사)은 "지속적으로 방광염이 재발하는 만성방광염은 단순한 세균의 감염문제가 아니라, 면역력 저하와 더불어 신장, 비, 위 등 우리 몸의 내부기관이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이 주요 원인이 된다"며 "일시적인 증상 완화만을 위해 항생제를 장기 처방받는 것은 내성 등의 위험성은 물론이고 오히려 몸이 정상적으로 해야될 기능 마저 외부 약물에 의존하게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자신의 건강에 해가 될 수도 있어 면역력강화와 몸의 기능 회복이라는 관점의 한방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손기정 한의학 박사는 "특히 과민성방광 환자들은 불편함과 고통이 지속되다 보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으므로, 나타난 증상만을 일시적으로 없애기 보다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방광 근육의 탄력성을 회복시키고, 이와 관련된 내부 기관들의 기능을 정상화해 주는 것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저서 '난치성 방광염 한방으로 완치한다'에서 치료법과 함께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들, 즉 크랜베리, 옥수수수염, 다시마, 늙은 호박, 토마토 등 방광염치료에 도움이 될 만한 음식들과 술, 담배, 카페인 등 피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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