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재차관 "중앙은행 역할 `최초 투자자`될 수 있어"

↑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7월 1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기획재정부]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7일 "과거 중앙은행의 역할이 '최종 대부자'였다면 금번과 같은 위기에서는 '최초 투자자'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날 제17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를 열고 "이번 코로나19 위기는 새로운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차관은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위기 대응과 유사하게 한국은행의 유동성을 활용한 저신용 회사채 및 CP 매입기구(SPV)가 금일 한은 금통위에서 의결될 예정"이라면서 "정부를 대표해 한은과 정책금융기관의 협조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부, 중앙은행 그리고 정책금융기관이 합심한 노력이 향후 위기대응의 새로운 준거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김 차관의 발언은 코로나19 사태 대응과정에서 SPV를 비롯한 한국판 양적완화 결정 과정에서 한국은행과의 적잖은 견해차가 있었지만 위기대응을 위해 한은이 과감한 역할 변신을 결정한 데 대한 평가로 보인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 발발후 금리를 0%대로 내렸고, 은행·증권사가 국채·공채를 사달라고 맡기면 무제한 사주기로 하고 증권사 같은 비은행 금융사에 직접 대출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위기상황에서 유동성 공급을 위한 결단이다.
김차관은 코로나19사태가 당분간 지속 불가피한 만큼 앞으로도 한은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도 시사한 것이다.
정치권에서 시시각각 나오는 '기본소득' 등 보편적 지원보다 위기계층의 선별적 지원도 강조했다.
김 차관은 "바다에서 항해 중 악천우를 만나면 우선 바람을 맞는 돛의 면적을 줄여 배를 안정시켜야한다"며 "코로나19라는 악천우 속에서 경제를 안정시키고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원리도 이와 유사하다"고 했다. 이어 "선별적인 정책을 통해 긴급한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우선 배려해야한다. 아울러 불확실성 속에서 오래 버티고 멀리 갈 수 있도록 취약분야를 보완해야한다"고 했다. 김 차관은 "고용불안과 소득격차로 인한 어려움은 인종차별, 사회갈등이라는 새로운 팬데믹을 야기한다"며 "정부는 발표한 고용대책의 신속한 집행과 함께 한국판 뉴딜의 토대가 되는 고용·사회안전망 강화로 포용사회의 기반을 다져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