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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웹 세미나(웨비나) 형태로 진행된 `2020 하반기 VCM`에 참석해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제공 = 롯데그룹] |
신 회장은 14일 열린 롯데그룹의 하반기 사장단회의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코로나가 곧 끝나고 '애프터 코로나'가 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코로나와 함께 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가 내년 말까지는 계속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처음으로 웨비나(Webinar·웹 세미나) 형태로 진행된 이날 VCM에서 신 회장은 "1998년 IMF, 2008년 리먼 쇼크는 1~2년 잘 견디면 회복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그간의 사업전략을 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위드 코로나'를 외친 신 회장이 이날 특히 강조한 것은 '본업의 경쟁력'이다. 그는 "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을 이루고 새로운 사업이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가 해왔던 사업의 경쟁력이 어떠한지 재확인 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이같은 주문은 롯데그룹의 4대 축인 유통·화학·식품·호텔의 경쟁력 강화를 강조한 동시에 그룹 포트폴리오 조정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쟁력이 약하다'고 평가되는 부분은 과감히 정리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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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웹 세미나(웨비나) 형태로 진행된 `2020 하반기 VCM`에 참석해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제공 = 롯데그룹] |
신 회장은 "직접 가서 보니 잘하는 것도 있지만 부족한 점도 보였다"고 언급하고, "이처럼 어려운 상황일수록 본업의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각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명확했다.
신 회장은 "업무상의 낭비를 줄이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CEO가 해야 하는 첫번째 일"이라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단기 실적에 얽매이지 말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본업의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해외사업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생산 최적화를 위해 많은 생산시설이 해외로 나갔지만, 지금은 신뢰성 있는 공급망(Supply Chain) 재구축이 힘을 받고 있고 투자도 리쇼어링하고 있다. 국제정치적으로도 불안정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아직 다양한 사업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회사 간 시너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9세기 영국의 총리 벤저민 디즈레일리가 말한 "최선을 기대하며, 최악에 대비하라"를 인용하며 "코로나 기간 우리 내부를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으로 만들어 함께 위 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격려했다.
이날 회의는 영상으로 진행돼 신동빈 회장의 표정과 몸짓 등 세밀한 뉘앙스를 파악하기는 힘들었지만 각 계열사 대표들이 급감한 영업실적을 발표하면서 순간 분위기가 싸늘해졌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각 계열사 대표들이 자신들의 영업실적은 알고 있었지만 다른 계열사의 영업실적까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을 들으면서 회의장이 숙연해졌다"고 말했다.
이날 사장된 회의에 앞서 부회장 등이 '혁신안'을 보고했으나 신 회장은 "혁신만으로는 안된다"며 긴장감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사장단 회의 모습은 사진공개를 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첫 비대면 회의라는 점에서 회의모습을 공개했다. 롯데그룹은 언택트 문화 실현하고자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소공동 롯데백화점, 양평동 롯데제과 사옥 등 8개 회의실에서 소그룹 모여 웨비나 형태로 사장단 회의를 진행했다. 또 그동안 약 4~5일에 걸쳐 진행하던 사장단 회의를 올해는 하루로 간소화했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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