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26일 강원도 평창에서 '전국 지역조직 및 업종단체 교육·정책 워크숍'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음주와 함께 걸그룹 초청 행사까지 병행해 비판을 받았던 소상공인연합회 배동욱 회장이 사과문을 배포했지만, 황당한 내용으로 인해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14일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사과문을 기자단에 보냈다. 앞서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있었던 논란에 사과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배 회장은 "어렵고 엄중한 시기에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된 내용으로 인해 우리 700만 소상공인들은 물론, 국민들에게 심려를 드린점에 대해서 보도 내용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머리 숙여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했다.
사과문에는 연예인들도 최근 코로나 때문에 공연을 하지 못해 힘들기 때문에 불렀다는 해명이 실렸다. 배 회장은 사과문에서 "보도가 되었던 문제의 내용은 2박 3일간의 행사 중 두번째 날에 일정 마무리 후 참석자 모두가 함께하는 저녁 식사 시간에 초대된 걸그룹의 공연이었다. ··· 중략, 공연을 주 수입원으로 생활하는 연예인 그룹 역시 코로나 19로 인해서 생계가 어려운 상황을 전해 듣고 최소의 금액이지만 도움도 주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소속 단체를 이끌며 고생하시는 단체장님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하여 15분간 진행된 초청 공연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자신들의 의도가 '정당하고 순수했다'는 해명도 내놨다. 배 회장은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의도가 아무리 정당하고 순수했다고 하더라도 시기적으로 국민들의 정서에는 크게 반했다고 생각하고 반성한다"면서 "워크숍 프로그램의 구성시에 좀 더 신중하게 했어야 했다는 생각과 함께 다시 한번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적었다.
당초 소상공인연합회의 강원도 워크숍에 대해 비판여론이 일었던 것은 단순히 술을 마시며 춤판을 벌였기 때문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으면서 온 나라가 낮은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수 많은 인원이 모여서 술을 마시며 춤을 추면서 마스크도 쓰지 않는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무시한 탓이 가장 컸다.
이같은 배동욱 회장의 대응 속에 소상공인 관련 단체들은 일제히 배 회장의 퇴진을 압박하고 나섰다. 워크숍 관련 보도 이후 배동욱 회장이 가족 업체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제기되면서 사퇴의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앞서 사무국 근로자들이 성명을 낸 데 이어 연합회 소속단체들까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배 회장이 사퇴를 하지 않을 경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해임 건의까지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한국가스판매업협동조합연합회를 포함한 연합회 소속 16개 단체는 비대위를 구성하고 "국민 정서와 이반된 춤판 논란을 일으킨 사태에 대해 진정성있는 사과에 나서지 않는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장을 비롯한 집행부를 대신해 국민여러분과 700만 소상공인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배동욱 회장은 이 사태에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금 강조하며, 배동욱 회장이 물러나고 소상공인연합회가 정상화 될 때까지 소상공인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10일 소상공인연합회 사무국 노동조합에서는 "연합회가 발주하는 화환을 배동욱 회장 가족이 운영하는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회비 미납 단체의 미납금을 삭감하고 해당 단체장을 임원으로 선출하는 등 소상공인연합회를 사유화 하려고 하고 있다"며 "취임 직후 2명의 본부장을 권고사직하고 연합회 직원들에겐 지시 불이행 시 함께하지 못한다는 식의 고압적 태도를 보이며 직원들로 하여금 고용유지에 대한 불안감을 갖게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비대위는 "소상공인연합회는 지금껏 카드수수료 인하, 상가임대차 문제 개선,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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