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7·10 부동산 대책으로 매수와 보유, 매도 전단계에서 다주택자에게 폭탄 수준의 세금이 매겨졌습니다.
다주택자는 집을 팔라는 건데, 과연 정부의 의도대로 될까요?
경제부 이기종 기자 나왔습니다.
【 질문 1 】
어제 대책 나왔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기자 】
네, 저희 취재진이 오후에 서울 부동산 중개업소들을 돌아봤습니다.
7·10 대책에 대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었는데요.
실제 거래에 나서는 데는 대책 발표 전보다 좀 신중해졌습니다.
▶ 인터뷰 : 유재성 / 서울 양천구 공인중개사
- "매수하려고 하셨던 분들은 공격적으로 하다가 한발 물러서는 상태고요. 파는 분들도 가격을 떨어뜨린다, 그런 상태는 아니고 서로 눈치 보는…"
【 질문 2 】
정부가 의도한 대로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을까요?
【 기자 】
네, 종부세 부담이 내년부터 급증하죠.
서울 서초구와 송파구에 공시가 30억 원과 16억 원 이상 하는 아파트를 가진 2주택자는 종부세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나고요.
3주택자라면 3배 가까이 내야 합니다.
어마어마하죠, 이 부담을 못 이기고 집을 팔게 될 거라는 것이 정부의 생각인데요.
일부는 맞습니다.
하지만, 처분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파는 대신 배우자나 자녀 등에게 증여하는 겁니다.
【 질문 3 】
양도세를 내면서 남한테 파느니 증여세 내고 가족한테 주는 게 더 유리하다는 거죠?
【 기자 】
네, 3주택자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양도세를 내는 것보다 증여하는 게 유리한데요.
배우자에게 20억 원의 아파트를 증여하면, 세금은 3억 8,800만 원입니다.
3주택자가 이걸 팔면 이 집을 10억 원에 사서 10억 원의 양도차익이 있었다면, 세율은 64% 정도입니다.
세금은 6억 4천만 원으로 증여세보다 훨씬 많죠.
이렇게 되면 징벌적 세금으로 다주택자 물량을 내놓게 하겠다는 정책 효과가 줄어들겠죠.
【 질문 4 】
그래서 증여에 대해서도 추가 규제에 나서겠다는 것 아닙니까?
【 기자 】
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관련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방안으로는 다주택자 증여는 세율 자체를 높이는 방법이 있을 거고요.
증여를 받은 후 내야 하는 취득세율을 현행 4%에서 대거 높이는 방안도 있습니다.
증여세나 양도세나 별 차이 없게 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팔지도 않고 증여도 하지 않고 버티는 다주택자도 있을 텐데요.
집값은 계속 오를 거라고 판단하고, 세금 부담 일부는 전세나 월세를 올려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임대차3법을 통해 이것까지 막아보겟다는 입장이지만, 임대차3법이 전월세 가격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어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질문5 】
규제를 강화하는 게 한 축이면 충분한 공급대책도 마련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잖아요.
【 기자 】
네, 이번 대책에 서울 재건축 규제 완화나 그린벨트 활용 방안 등이 담길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 빠졌습니다.
그래서 장기적인 집값 안정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심교언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지금 상태로는 공급을 충분히 늘리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주기에는 무리가 아니냐, 중장기적으로는 공급을 이길 수 있는 게 없거든요."
아무리 규제해도 집값이 계속 오른다는 학습효과가 깨질지는 앞으로 나올 공급대책이 어느 정도 수준일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 질문6 】
그린벨트를 지켜야 한다는 건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정철학이기도 했는데요. 박 시장의 공백이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 기자 】
고 박원순 시장은 숨지기 전날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만나 부동산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그린벨트 해제나 재건축 규제 완화 없이도 서울에 공급을 늘릴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린벨트를 해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낸 건 서울시 나름의 공급대책을 마련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온 발언이라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일단 서울시 부동산대책 발표는 미뤄졌습니다.
정부와 여당 일부는 공급을 위해 그린벨트를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서울시는 그린벨트 유지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지만, 이를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 앵커멘트 】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