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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함께 달리는 러닝그룹의 젊은 친구들을 보면 안티에이징, 늙고 싶지 않은 욕망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았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달리기를 꾸준히 하면서 젊은 친구들과 함께 운동해도 크게 위화감이 없다는 말을 들을 만큼 또래들에 비해 젊은 외모와 신체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이런 모습이 함께 뛰는 친구들에게 좋은 영감을 주고 있는 모양이다.
인류의 평균 수명은 선사시대 20년, 중세유럽 40년, 현재는 80년이다. 하지만 조만간 100세 시대는 훌쩍 넘겨버릴 기세다. 오래 사는 것만큼 젊음을 유지하며 짱짱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의 노화를 관장하는 요소는 세포핵 염색체에 있는 텔로미어다. 텔로미어의 길이는 종에 따라서 다양한데, 효모는 300~600개의 염기쌍으로 이루어져 있고, 인간은 수 킬로 베이스(DNA 등 핵산 연쇄의 길이 단위)로 이루어져 있다.
텔로미어는 6개(인간의 경우)의 특이적인 DNA 염기서열이 수백에서 수천 번 반복되며, 염색체 말단에 위치하고 있어 세포가 분열할 때 염색체가 분해되는 것을 막아준다.
세포가 한 번 분열할 때마다 염색체 말단으로부터 50~200개의 텔로미어 DNA 뉴클레오 타이드를 잃어버리게 되는데,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질수록 세포가 노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텔로머 레이스'라는 효소는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과정을 막아주는 항노화 효소라고 볼 수 있다. 간단히 정리하면 텔로미어의 길이가 길어지고, 텔로머 레이스의 활성이 증가하면 건강한 노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독일 라이프치히대 울리히 라우 프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세 가지 유형의 운동이 이러한 텔로미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젊고 건강하지만 활동적이지 않았던 성인 266명을 대상으로 1. 지구력 강화 운동(달리기) 2. 고강도 운동(고강도/저강도 반복하는 인터벌 운동) 3. 저항 운동(기구를 이용한 근력 운동)을 일주일에 3번, 45분씩 6개월간 시행하게 한 후, 참가자의 백혈구 세포의 염색체에서 텔로미어 길이와 텔로미어 활성도를 관찰했다.
연구 결과 지구력 강화 운동(달리기)과 고강도 운동을 받은 참가자에서 텔로미어 길이가 증가했고 텔로머 레이스의 활성은 2~3배 증가했다. 반면 저항 운동만 한 그룹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지구력 강화 운동(달리기)과 고강도 운동( 인터벌 트레이닝)은 텔로미어 길이와 텔로머 레이스 활성을 증가시켜 노화를 예방한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이 결과는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게재되었다.
또한 평균 40km 이상을 2년 이상 달린 사람들의 텔로미어 길이가 달리지 않는 사람들보다 길었고, 짧은 거리라도 매주 달리기를 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텔로미어 길이가 길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결국 '달리기'는 텔로미어 길이가 줄어드는 것을 막아주고 노화를 방지한다는 것이다.
2018년 미국 볼주립대학교 스코트 트랩 박사는 50년 이상 정기적인 유산소운동(달리기와 사이클)을 하며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지내고 있는 70대 남녀의 심장과 근 골격계의 상태를 조사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들의 심혈 관계의 건강상태는 30년이나 젊은 40대 전후의 심혈관계와 비슷한 건강상태를 보였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근육의 조직검사 결과는 25세의 젊은이와 비슷한 조직을 보여주었는데, 유산소운동이 텔로미어의 길이뿐 아니라 다른 많은 경로와 기전을 통하여 노화를 막는다는 사실이 자명한 이치가 되고 있다.
노화를 막기 위해 항노화 음식과 스킨케어에 몰두할 이유는 사라지고 있다. 직접적인 자외선만 잘 피해주면서 꾸준한 달리기로 몸과 마음을 가꿔간다면 100세 시대에 맞는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의 삶이 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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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 및 전공의를 수료했다. 대한 스포츠의학회 분과전문의, 고려대 외래교수, 성균관의대 외래
아이스하키, 골프 등 운동 마니아였던 그는 목 디스크를 이겨내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보란 듯이 목 디스크를 이겨냈다. 그 이후로 달리기에 빠져 지금은 철인 3종경기까지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남혁우 남정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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