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피부 부착해서 여드름·염증 치료하는 투명 패치 개발

↑ IBS 연구팀이 개발한 피부질환 치료용 투명 온열패치(왼쪽)와 이를 부착한 모습. [사진제공 = IBS]

간단히 피부에 부착해 여드름이나 염증 등 피부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패치가 개발됐다.
8일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신소재와 첨단 프린팅 기법으로 제작해 얇고 투명하며 유연한 피부 질환 치료용 투명 온열패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충전한 패치를 가볍게 누르면 온열이 발생해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
이 패치는 피부에 열을 가해 피부 질환을 치료하는 '온열 요법'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온열 요법은 혈액순환과 물질대사를 촉진해 신경이나 근육의 피로를 완화하여 피부 질환 치료를 돕는 방법이다. 기존에도 온열 요법을 위한 패치는 있었지만 구동 모듈과 배터리가 별도로 필요하고 부피가 커 불편함이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패치는 무선 충전 및 휴대가 가능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또 기존 패치는 불투명해 눈에 띈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IBS 연구팀은 패치를 완전히 투명하게 만들어 피부에 부착해도 자연스럽도록 개발했다.
연구팀은 패치의 핵심 부품인 전극을 투명하고 유연하게 만들기 위한 연구에 집중했다. 일반 금속보다 뛰어난 전기적 특성을 갖고 있고 월등히 유연한 '메탈릭 글래스'와 나노미터 단위의 크기를 가져 빛이 쉽게 통과하는 '나노 와이어' 등 신소재를 활용해 투명 전극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우선 섬유 형태로 가공된 메탈릭 글래스로 미세한 그물을 만들고, 그 사이의 공간을 나노 와이어로 채워 전도성이 높고 유연한 투명전극을 구현해 냈다.

↑ IBS 연구팀이 개발한 피부질환 치료용 투명 온열패치로 열을 가한 후의 피부 상태 변화. [사진제공 = IBS]

이번에 개발된 패치는 성능 테스트에서 의료 목적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이 패치로 피부에 약 1분 온열을 가한 후 변화를 관찰한 결과, 혈류량이 13분 동안 증가하고 수분 흡수도 약 1.9배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향후 피부건강을 진단할 수 있는 센서 기술 개발에 집중해 패치를 개량할 계획이다.
무선 충전이 가능한 투명 배터리를 사용한 것도 이 패치의 큰 특징이다. 연구팀은 전기수력학 프린팅 기법으로 잉크를 격자무늬로 찍어 투명 배터리를 제작했다. 전기수력학 프린팅 기법은 정전기를 활용해 전극 물질과 전해질을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정밀하게 출력하는 방식이다. 이 기법을 사용해 전극과 배터리를 연결해 패치의 무선 충전 기능을 구현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박장웅 IBS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모든 구성요소가 투명하고 동시에 유연한 무선충전 온열패치를 최초로 선보였다"며 "미용 산업 및 의료 분야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뿐 아니라 피부에 부착하는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를 통해 8일 공개됐다.
[이종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