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을 놓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갈등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모습입니다.
"열흘 안에 빚은 다 털고 오라"는 제주항공과 "그럴 능력이 어디 있느냐"며 맞서는 이스타항공, 결국 정부가 중재에 나섰습니다.
박유영 기자입니다.
【 기자 】
(현장음)
"(이스타항공을) 파산으로 내몬 제주항공을 규탄한다, 규탄한다!"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 본사 앞에 선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
노조는 제주항공이 임금체불액과 미지급금 등 800억 원의 부채를 오는 15일까지 해결하라고 통보한 건 억지에 가깝다고 반발했습니다.
▶ 인터뷰 : 이홍래 /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수석부위원장
- "250억 원 가까운 임금체불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터무니없는 조건을 제시해 계약을 해지할 것이라는 통보와 다름없다."
특히 지난 3월 제주항공이 국내선과 국제선 운항을 모두 중단하라고 요구해 이스타의 손실을 키워놓고, 이제 와서 빚을 이유로 M&A에서 발을 빼는 건 부당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제주항공은 일단 말을 아낀 채 내부 입장 정리에 들어갔습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 쪽에서 제기한 여러 이슈를 내부적으로 검토해서 다음 주에 입장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년 넘게 진행된 두 항공사의 M&A 작업이 파국 위기에 치닫자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오늘(3일)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채형석 애경 부회장을 만나 항공사 M&A가 계획대로 성사되도록 노력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김 장관은 "수용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라"거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며, 명확한 인수 의지를 보이면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정부가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선 만큼 지지부진한 항공사 M&A 작업에 속도가 날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박유영 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우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