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들이 주로 사용하는 베이비 파우더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습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단속을 해 왔지만, 우리 보건당국은 석면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조차 최근에야 알았다고 합니다.
정규해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시중에서 유통되는 베이비 파우더 제품들입니다.
주원료는 광물의 일종인 활석.
문제는 원료 상태인 활석은 발암물질인 석면이 상당수 함유돼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 만큼 이 원료를 이용해 제품을 만들 땐 석면을 제거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실태조사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식약청이 시중에서 유통되는 14개 업체 30개 베이비 파우더 제품을 조사한 결과 무려 8개 업체 12개 제품에서 석면이 검출됐습니다.
▶ 인터뷰 : 유무영 / 식품의약품안전청 과장
- "주 원료로 사용하는 탈크(활석)가 자연 상태에서 석면형 섬유가 혼재될 수 있는데, 제품 생산 과정에서 이를 완전하게 제거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당 제품들은 보령메디앙스 4개 제품과 유씨엘의 2개 제품, 한국콜마와 성광제약, 락희제약과 대봉엘에스, 한국모니카제약 등 11종과 덕산약품공업이 공급한 원료 '덕산탈크' 제품.
이에 따라 식약청은 즉각 해당 제품들을 판매금지 조치하는 한편, 회수된 제품은 모두 폐기하도록 했습니다.
식약청은 다만 1회 사용할 때 흡입될 수 있는 석면의 양이 미미한 만큼,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식약청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석면은 장기간 흡입할 경우 폐암이나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로, 미국과 유럽 등은 석면 검출 자체를 철저히 규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유무영 / 식품의약품안전청 과장
- "유럽, 미국 등에서는 베이비 제품 등에 사용하는 탈크(활석)의 경우 석면이 검출돼서는 안 되는 것으로 원료규격기준을 관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건축자재 등 제품의 제조나 사용에 있어 함유량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지만, 우리 보건당국은 석면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조차 최근에야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연히 단속이나 검사는 물론이고, 관련 규제 조항조차 없는 상황에서, 수많은 아이들이 발암물질이 함유된 베이비파우더에 무방비로 노출된 셈입니다.
mbn뉴스 정규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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