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불매운동 벌써 1년 ⑤ ◆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한일 갈등에 따른 일본 불매운동 일환으로 '일본 여행 보이콧'이 확산됐고, 좌석이 텅텅 빈 항공기를 끌고 일본으로 향해야 했던 국내 LCC들은 결국 일본 노선을 대폭 축소했다.
3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일본 여행 보이콧이 한창이던 지난해 8월, 한일 하늘길은 60% 이상 닫혔다. 일본을 오가는 항공편 10편 중 6편은 운항을 중단하거나 편수를 줄인 셈이다. 특히 일본 소도시 노선은 아예 사라지면서 지역 경제와 일본 정치권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한국인 관광객이 줄어 약 3조3000억원의 한국인 관광 소비액이 감소할 것이란 일본 내 분석도 나왔다.
오키나와에서는 미스 오키나와까지 공항에 나와 오키나와로 온 한국인 관광객에게 사탕을 나눠주며 환영 행사를 열 정도였다. 한국인 관광객 환영 현수막도 곳곳에 붙었다.
↑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된 일본 여행 보이콧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일관계 경색 후 일본 방문 한국인 수는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 수는 10%대 감소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결정"이라면서 "한일 노선의 80% 이상을 한국 항공사가 운영해 피해 역시 국내 항공사가 더 컸다"고 설명했다.
일본 노선을 축소한 국내 LCC들은 곧장 실적 악화에 빠졌다. 지난해 모든 국내 LCC가 수백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국내 항공사는 고사 상태에 빠졌다. 올해 1분기 이익을 낸 국내 항공사는 단 한 곳도 없다. 모두 마이너스 경영을 한 셈이다. 전 항공사가 희망휴직이나 순환휴직, 무급휴직 등 휴직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항공사가 노선을 아예 운영하지 않는 '셧다운' 사태도 발생했다. 이스타항공은 5개월째 임직원 월급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 [사진 : 매경DB] |
게다가 지난 3월에는 한국과 일본 양국이 경제교류 및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합의한 입국비자(사증) 효력을 정지했다. 이에 따라 현재 재외국민과 영주권자, 공무상 입출국자 등 제한된 승객만이 일본 노선을 이용하고 있다.
한일 상황 만큼이나 국내 항공사들의 인수합병(M&A) 역시 좌초 위기에 빠졌다. 실적 악화 등으로 시장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 모두 합병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줄도산 위기에 처한 국내 항공사들에 대한 정부 지원은 전세계 주요국과 비교해 아쉬운 수준이다. 항공사 자산 대비 정부 지원 비율은 7.1%로, 대한항공(1조2000억원)과 아시아나항공(1조7000억원)에 총 2조9000억원을, LCC에 3000억원을 각각 지원했다. 독일이 기간산업지원 프로그램으로 루프트한자에만 90억유로(약 12조원)를 지원해 회사 자산 대비 21%를 투입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프랑스 역시 국적기인 에어프랑스에 70억유로(약 9조5000억원)를 쏟아 부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여행 보이콧은 국내
[배윤경 기자 bykj@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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