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6천억 원 규모의 투자금 환매 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 사모펀드와 관련해 첫 번째 분쟁조정안이 나왔습니다.
이중 일부인 무역금융펀드에 대해 최대 1천6백억 원에 달할 전액 반환 방침이 나왔는데, 다른 사모펀드 피해자들에게 미칠 파장이 주목됩니다.
김문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신한금융투자의 고객이었던 박 모 씨,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를 가입하란 권유를 받았습니다.
▶ 인터뷰(☎) : 라임 무역금융펀드 투자 피해자
- "'교통사고가 나도 보험회사에서 다 처리해주지 않느냐, 이 상품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원금 손실이 있을 리가 없다'고…. 제가 3번을 거절했었어요."
"펀드에 관심없다"고 단번에 거절했지만 믿어달라며 수차례 전화가 걸려와 결국 상품에 가입했는데 결국 큰 손실을 입게 됐습니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박 씨처럼 2018년 11월 이후 무역금융펀드를 샀던 고객에게 판매사가 투자 원금 전액을 돌려주라고 결정했습니다.
판매 당시 이미 최대 98%의 손실이 났는데도 라임자산운용이 이를 속인 채 핵심정보를 허위로 꾸몄고,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사도 검증 없이 투자자들에게 그대로 판매했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펀드 계약 시점'에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했다며, 계약 자체를 취소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 인터뷰 : 정성웅 / 금융감독원 소비자권익보호 부원장보
- "투자자의 자기 책임 원칙을 정상적으로 물을 수 없는 상황이 인정되어, 금융투자상품 분쟁조정 사례 중 최초로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이번 분쟁조정은 108개의 신청 건 중 대표사례 4건을 심의한 결과이고, 나머지 피해자에 대해선 이를 바탕으로 자율조정이 진행될 계획입니다.
다만, 금감원의 분쟁 조정 결과는 권고일 뿐 강제성이 없어, 판매사들이 20일 내에 조정결과를 수용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만약 판매사들이 조정을 받아들인다면 최대 1,600억 원의 투자 원금이 반환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판매사들이 자신들도 라임 사태의 피해자임을 내세워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복잡한 민사소송으로 가야해 해결과정이 순탄치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MBN뉴스 김문영입니다. [nowmoon@mbn.co.kr]
영상취재 : 구민회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