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도미노 물가 인상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특히 필수 원재료인 원유 가격이 오를 시 유제품과 빵, 과자, 커피 등도 줄줄이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낙농진흥회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낙농가와 유업계의 원유 수매 가격 추가 협상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낙농가와 유업계는 다음달 21일까지 원유 가격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들로 구성된 원유기본가격조정협상위원회는 앞서 5차례 회의를 열고 원유 가격 인상 여부를 논의했으나 입장차이가 큰 탓에 결론을 짓지 못했다.
원유 기본가격은 매년 5월 통계청이 발표하는 우유 생산비의 10% 범위에서 정해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 1ℓ당 생산비는 790.06원으로 2017년(766.73원)대비 23.33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원유 가격 인상 협상 범위는 1ℓ당 21원~26원이다.
낙농가는 생산비가 오른 만큼 원유 가격도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유업계는 코로나19로 학교 급식이 중단되면서 우유 소비량이 줄어드는 등의 경영 환경을 반영해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018년 기준 학교 우유급식은 국내 원유 생산량의 5.5%를 차지한다. 또 원유 가격이 오르면 흰 우유 등도 인상이 불가피해 소비자 반발도 예상된다.
실제 낙농진흥회는 2018년 원유 수매 가격을 1ℓ당 4원 인상한 926원으로 결정한 바 있다. 원유 가격이 오르자 서울우유는 흰 우유(1ℓ) 가격을 3.6% 인상했다. 이어 남양유업도 '맛있는 우유 GT(500㎖)' 가격을 4.5% 올렸다. 파리바게뜨도 같은해 우유 8종 가격을 10% 인상했다.
식품업계는 원유 가격이 오를 시 관련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유가 들어가는 유제품과 빵, 아이스크림, 커피 등의 생산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로 경영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원유 가격 인상을 기점으로 도미노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롯데제과는 다음달 1일부터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나뚜루 파인트와 컵 아이스크림 가격을 평균 10.5% 인상한다고 이날 밝혔다. 롯데제과 측은 이번 가격 인상이 인건비와 판촉비 및 각종 원부자재 값 상승으로 인한 경영 제반 환경 악화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식품업계
[신미진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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