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고액 자산가들이 해외로 재산을 몰래 빼돌리는 행위가 줄지 않고 있습니다.
경제위기로 외화 한 푼이 아쉬운 때 이른바 '있는 사람'들은 나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강태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770억 원.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동안 불과 45명이 해외 계좌를 이용해 빼돌린 세금입니다.
45명에는 국내 대기업과 무역업체를 비롯해 고액 자산가들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돈을 빼돌리는 수법도 교묘합니다.
범죄의 핵심이 된 건 해외 조세피난처.
먼저 리히텐슈타인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사업을 하고 돈을 받습니다.
이 돈이 또 다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외국인 직접투자 형식으로 국내에 들어오면 소득세를 내지 않게 됩니다.
이렇게 빼돌린 세금만 356억 원에 달합니다.
이밖에 해외현지법인을 이용하거나 해외투자를 가장해 기업자금을 유출한 사람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사회에 귀감을 보여야 할 지도층의 체면을 무색게 하는 대목입니다.
오히려 탈세는 갈수록 조직적이고 지능적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국세청은 이에 따라 금감원 등 유관기관과의 공조를 확대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탈세에 대한 제보가 쉽게 이뤄지도록 했습니다.
특히, 이들이 빼돌린 돈이 비자금으로 조성돼 로비 등에 쓰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더욱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방침입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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