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특정 맛의 시리얼을 16년간 기다리고 업체는 너무 늦어 미안하다며 출시를 결정했습니다.
노래 '깡'으로 10년 만에 다시 전성기를 누리는 가수는 소비자들의 바람대로 한 과자회사의 광고모델이 됐고요.
소비자들이 기업 마케팅을 바꾸고 있습니다.
길기범 기자입니다.
【 기자 】
출시가 늦어 미안하다는 노랫말과 함께 SNS에 올라온 신제품 영상입니다.
업체가 신제품 출시에 어울리지 않게 사과까지 하는데는 숨겨진 비화가 있습니다.
16년 전 해당 업체가 실시한 신제품 투표.
▶ 인터뷰 : 체키 / 초코맛 시리얼 (2004년 광고영상)
- "초콜릿 맛을 더 진하게 만들겠습니다."
▶ 인터뷰 : 차카 / 파맛 시리얼 (2004년 광고영상)
- "내가 대통령이 되면 첵스초코에 파를 넣을 거야, 나를 뽑아, 알았어?"
초코맛을 홍보하려고 이벤트를 열었는데예상과 달리 파맛에 표가 몰리자 당황한 회사는 투표 방식을 바꿨고 네티즌들은 부정선거라고 맞받았습니다.
네티즌의 반발은 마치 유행처럼 16년째 이어졌고 마침내 기업이 화답한 겁니다.
▶ 인터뷰(☎) : 시리얼업체 관계자
- "16년 동안이나 관심을 가질지 저희도 사실 몰랐거든요. 소비자들의 애정과 관심으로 탄생한 거죠."
이처럼 소비자의 요청이나 놀이 문화를 기업들이 반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노래 '깡'이 인기를 끌자 가수 비를 과자 모델로 써달라는 요청은 한 달도 안돼 이뤄졌고 단종된 과자를 다시 생산한 경우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이동현 / 서울 신림동
- "확실히 한 번이라도 기업 제품을 보고 음식을 한 번 정도는 더 사먹을 것 같아요."
▶ 인터뷰 : 서용구 /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
- "원하는 신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최소한 어느 정도의 고정고객, 충성고객을 갖고 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소비자와 기업이 함께 호흡하며 흥행과 재미를 모두 잡고 있습니다.
MBN 뉴스 길기범입니다. [road@mbn.co.kr]
영상취재 : 구민회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