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각국이 경쟁하듯 기업 모셔오기에 나서고 있죠.
우리 정부도 해외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유턴기업에 대대적인 지원을 예고했는데, 현장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절망한 유턴기업 중에선 이럴 거면 왜 돌아왔나 싶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박유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유턴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전북 익산 산업단지입니다.
중국 칭다오에서 26년 동안 공장을 가동한 이 주얼리업체는 2018년 과감하게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방상명 / 주얼리업체 대표 (유턴기업)
- "어렵죠. 어렵고 많은 손실을 가져왔습니다. (인건비 보조 같은) 단기적인 그런 지원은, 솔직히 기업은 평생 가야 되잖아요. 얼마나 큰 효과가 있겠느냐…."
국내 실적이 없는 유턴기업에 은행대출 문턱은 높고, 이외에도 복잡한 행정절차에 시달릴 때면 괜히 왔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 인터뷰 : A 제조업체 대표 (유턴기업)
- "보증서를 하나 받으려고 해도 (국내) 사업실적이 없어서 받을 수 없는 거예요. 그럼 (한국으로) 오지 말라고 해야지. "
▶ 스탠딩 : 박유영 / 기자
- "실제로 최근 6년 동안 국내로 온 기업 71곳 중 투자보조금을 지원받은 곳은 단 10곳, 14%에 그칩니다."
정부가 이달 초 법인세와 소득세 감면 요건을 손질하고 보조금도 최대 200억 원까지 주겠다고 발표했지만, 업계 기대만큼 혜택이 돌아갈지는 미지수입니다.
▶ 인터뷰(☎) : 기획재정부 관계자
- "아직 (지원 관련) 세부조건이 정해진 게 없어요. 지금 다 내부 검토 중이라 정해진 게 없네요."
특히 기업 규모나 업종과 상관없이 대기업 위주로 지원책이 마련됐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 인터뷰(☎) : 지자체 관계자
- "시설투자를 이들(중·소기업)은 그렇게 크게 할 수가 없거든요. 연매출 100억 원 이하 기업이나 1천억 원 이하라든가 이렇게 나눠서 규모에 맞는 지원들이…."
대기업이라고 해서 팍팍 밀어주는 것도 아닙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공식에 참석해 힘을 실어준 1호 유턴 대기업, 현대모비스도 애초 정부가 말한 보조금 100억 원과 법인세 감면 없이 지자체가 전기료를 깎아주는 데 그쳤습니다.
▶ 인터뷰 : 이장섭 /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산자위원회)
- "인력 수급 문제나 세제 문제, 기술상 보호의 문제라든지 수출 판로의 문제 이런 걸 골고루 (기업별) 맞춤형으로 지원책을 강구한다면 유턴기업이 오는 데 훨씬 도움 될 것 같고요."
정부는 다음 달 유턴기업 추가 지원안을 발표할 계획인데, 유치에만 열을 올리지 말고 사후관리에도 신경 써달라는 업계의 요구가 얼마나 반영될 지가 관건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박유영입니다.
영상취재 : 김영진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