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에 오픈한 시그니엘 부산 오픈 기념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여섯번째),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 일곱번째) 등이 참석해 `골든키`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 호텔롯데] |
1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 오픈 기념 행사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매일경제 기자와 만나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시그니엘 부산 개관의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신 회장은 3초 가량 생각에 잠기더니 가벼운 미소를 띠며 한단어 한단어 천천히 입을 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신 회장이 시그니엘과 부산, 아버지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에 대한 애정을 함께 드러낸 것이다.
시그니엘 부산은 부산 최고층 빌딩 해운대 '엘시티' 3~19층에 들어선 롯데호텔의 최고급 호텔 브랜드다. 2017년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오픈한 서울점에 이어 두 번째 오픈이다.
신 회장의 아버지이자 롯데그룹 창업주 고 신 명예회장이 태어난 곳은 사실 울산시 울주군이다. 신 회장이 '아버지의 고향이 부산'이라고 한 배경에는 롯데그룹과 부산시의 각별한 관계가 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은 1940년대 일본으로 건너가기 전 20대 청년 시절을 부산에서 보냈다. 부산 남쪽 끝에 위치한 광복동 일대에서 바다를 건너보며 '일본으로 건너가 꼭 성공하겠다'는 꿈을 꿨다. 한국에 돌아와 1968년 부산 거제동에 롯데제과 출장소를 설립하면서 사업적으로는 부산에 처음 진출했다.
이날 개관 행사에는 신 회장, 황각규 부회장, 송용덕 부회장 등 롯데그룹 주요인사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부산시 주요 관계자들이 총출동했다. 김현식 호텔롯데 대표이사는 "시그니엘 부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위축된 부산 관광업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롯데와 부산은 뗄 수 없는 관계"라며 "특별한 인연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시그니엘 부산 오픈으로 호텔롯데의 럭셔리 브랜드 확장은 큰 걸음을 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하면서 "한국 중심이었던 호텔 사업을 세계로 확장하고 M&A(인수·합병)도 활용해 약 1만5000개 객실을 5년 뒤에는 3만개로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20년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러시아, 동유럽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해왔지만 세계 경제의 불안정이 가중되고 있어 선진국으로의 사업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과 일본 등 구체적인 국가명도 언급해 럭셔리 브랜드 위주로의 확장을 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신 회장이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직접 부산에 내려와 개관식을 챙긴 데에는 시그니엘 부산이 그만큼 전략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코로나19로 전세계 호텔업이 위기를 맞고 있지만 롯데 그룹내 호텔 부문의 큰 전략은 유지될 것이라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이날 "유럽 등 글로벌로 호텔을 확장하고 미국 내에서도 (입지를) 좀 더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이번달 오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개점을 미룬 시애틀 호텔에 대해서도 "올해 안에는 열어야할 것"이라며 "시그니엘 부산도 코로나 속에서도 열지 않았냐"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호텔롯데 상장에 대해서는 "코로나 영향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고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의 상장 여부에 대해서도 "실적 개선을 더 이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픈한 시그니엘 부
[김기정 기자 / 부산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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