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지난달 금통위에서 양적완화에 대한 필요성이 금통위원들에게서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금리 인하로 추가 인하는 매우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나왔으며, 저금리와 큰 유동성으로 인한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 달 28일,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결정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의장인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은행] |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25%까지 인하한 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함에 따라 3월 임시 금통위에서 0.5%포인트, 5월 정기 금통위에서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그 결과 기준금리는 역대 가장 낮은 0.5%까지 내려왔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까지 내려간 상황에서 정부와 금융당국이 각종 대출 지원책을 펼침에 따라 시중 유동성은 빠른 속도로 풀리고 있다. 유동성을 가늠하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인 광의통화(M2)는 4월 사상 처음으로 3000조원을 넘어섰다. 한 달 만에 34조원이 늘어 증가폭도 가장 가팔랐다.
당시 금리 인하 결정 배경으로는 여전히 외국 자본이 국내 채권시장에 유입되는 만큼 '0.75%는 실효하한이 아니다'는 공감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 금통위원은 "자본유출입의 관점에서 보면,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로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추가로 확보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현 기준금리(0.75%) 수준에서도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이 이어진다면 실효하한은 지금보다 낮다고 볼 수 있지 않나"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다만 기준금리를 0.5%까지 내린 이후에는 이미 유동성이 충분히 풀렸고, 자본유출 우려까지 제기되는 만큼 한 금통위원이 "추가 인하 여력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금통위원들은 향후 양적 완화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대한 연구 필요성에 관해 입을 모아 강조했다. 한 위원은 "실질 중립금리가 낮아지는 반면 실질 기준금리는 상승하고 있어 양적 완화 등 여타 정책수단 활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른 위원도 "당행이 양적완화로 볼 수 있는 조치들을 이미 일부 시행하고 있고, 기준금리도 사상 최저치로 낮아진 상황인 만큼 앞으로 실효하한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중 유동성이 풀림에 따라 고위험·고수익 투자가 과거보다 크게 늘 수 있다는 우려가 금통위원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다. 한 금통위원은 "수익추구를 위한 투자 대상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항상 열려있다"고 말했다. 다른 금통위원도 "개인들이 주식이나 원유 ETP 등 고위험자산 투자를 늘리는 등 수익추구성향이 강화되고 있다"며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소비, 투자는 늘지 못하고 금융-실물 괴리만 키우면 금융불균형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부 재정적자를 두고 우려를 표한 위원도 있었다. 한 위원은 "IMF는 GDP대비 85%가 한계로, 미국 리치몬드 연준은 180~200%를 정부부채 한계로 봤다"며 "저금리, 고령화, 복지수요 증대
[송민근 기자 /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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