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 기온이 32도까지 치솟으며 벌써 여름이 왔나 싶을만큼 더웠던 지난 주말, 소비자들은 너도나도 얇고 숨쉬기 편한 일회용 마스크를 찾았다. 앞으로 습하고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덴탈마스크로 수요가 쏠리면 코로나19 초기 발생했던 '마스크 대란'이 재발할지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신경이 곤두서고 있다.
8일 이마트의 창고형 트레이더스에 따르면 직전 주말인 6~7일 이틀간 매장에서 팔린 일회용 마스크는 대형 120만장, 소형 43만5000장 등 총 163만5000장에 달했다. 점포별로 보면 한 곳당 하루에 4만5000장씩 팔린 셈이다.
트레이더스는 이 기간 MB필터가 포함된 3중 구조의 일회용마스크를 1장당 320원에 판매했다. 준비한 물량은 총 2000만장에 달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호흡이 어려운 KF마스크보다 일회용마스크를 찾는 고객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대규모 물량을 준비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실제 주말 이틀간 트레이더스에는 매장 문을 열기 전부터 마스크를 사려는 고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고, 오픈하자마자 일부 매장에서는 제품이 품절될 정도로 인기가 뜨거웠다. 그 결과 6~7일 트레이더스에서 팔린 마스크 매출은 1주일전 같은 요일보다 무려 686.3%나 늘었다.
롯데마트에서도 같은 기간 국산 일회용 마스크를 내놓아 160만장 이상 판매했다.
편의점에서도 숨쉬기 편한 마스크 수요가 늘었다. GS25에서 6~7일 덴탈마스크 매출은 전월 동기대비 312.0% 증가했다. 지난 6일 새 덴탈마스크 제품을 출시하면서 코로나19가 안정화될 때까지 1개를 사면 1개를 더 주는 행사를 진행하면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6월 들어 편의점 덴탈마스크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 GS25에서 지난 1~7일 덴탈마스크 판매 신장률은 전월 동기대비 275.9% 늘었다. 같은 기간 KF마스크 판매 신장률이 14.1%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CU의 덴탈마스크 매출도 같은 기간 250.6% 증가해 KF마스크(45.8%)보다 높게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일회용 마스크를 중심으로 과거 코로나19 사태 초기와 비슷한 '마스크 대란'이 다시 생기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마스크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고 공급도 원활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편함이 가중되면서 결국 정부가 공적마스크 공급이라는 카드까지 꺼내들었던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단 유통업계에서는 "수급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 1~5월 트레이더스가 판매한 마스크 물량은 KF마스크와 일회용마스크를 합쳐 총 900만장이다. 이번에 트레이더스가 준비한 일회용마스크 물량(2000만장)은 이것의 배를 넘는다.
편의점 업계들도 여름철 얇은 마스크 수요 급증에 대비해 물량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존 공급업체의 생산량이 제한된 만큼 협력업체 수를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당장 사재기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기온 상승과 함께 수요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오를 수 있는 만큼 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CU
[김태성 기자 /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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