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구속심사를 받는 오늘(8일) 삼성그룹에는 위기감이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미중 무역갈등, 한일 갈등 등 대외 악재가 산적한 가운데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총수 부재'로 각종 사업·투자 등 경영이 사실상 멈출 것이라는 우려가 그룹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습니다. 최지성 옛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도 함께 구속심사를 받습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고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계열사 합병·분식회계를 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 부회장에게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했습니다.
이 부회장 측은 이 같은 검찰 판단을 정면 반박하며 구속 사유가 없다고 적극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부회장은 수사 과정에서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전면 부인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와 관련해서 금융당국과 법원에서도 판단이 엇갈렸던 만큼 검찰이 제기한 혐의가 성립되지 않으며, 절차상 위법이 없다는 게 삼성 측 입장입니다.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총수로서 도주할 우려가 없고 주거지가 일정하므로 구속 사유가 없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돼 1년간 수감생활을 하다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습니다.
이 부회장이 이번에 또 구속되면 삼성은 2년 4개월 만에 총수 공백 상태를 맞이하게 됩니다.
삼성은 검찰이 지난 4일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후 최근 사흘 연속(5일∼7일) 입장문을 내며 경영권 승계가 불법이라는 의혹을 적극 방어하는 총력전을 폈습니다.
전날에는 의혹 해명과 함께 "삼성이 위기다. 경영이 정상화돼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매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는 호소문까지 발표했습니다.
삼성 임직원들은 이날 밤늦게나 내일(9일) 새벽에 나올 구속심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이 부회장 구속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사원들도 익명 게시판에서 이 부회장 구속 여부와 향
이 부회장은 기소가 타당한지 다퉈보겠다며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삼성은 "구속 심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법원과 수사심의위 등 사법적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