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3월 코로나19 확산이 한참이던 시기 시화반월공단에 위치한 한 중소기업 공장에 일하는 근로자는 없고 장갑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소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아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충우 기자] |
2일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이 1259조원으로 전 분기말보다 51조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증가규모는 2008년 한국은행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컸다.
지난해 4분기 증가액인 24조원에 비해서는 두 배 넘게 규모가 커졌다. 증감율로도 전년동기대비 10.4% 늘어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 1분기(13.4%)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산업별 대출잔액. 초록색 선이 의미하는 것은 서비스업과 건설업의 대출 잔액으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영세소상공인과 서비스업 관련 기업들이 대출을 늘렸다는 의미다. [자료 제공 = 한국은행] |
한은 관계자는 "서비스업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업황이 악화된 데 더해 정부와 금융기관의 금융지원, 기업의 자금확보 노력이 더해져 역대 최대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대출잔액은 372조원으로 전분기보다 15조원 늘어 5.9%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증가액은 역대 최대이며, 증가율은 2015년 3분기 6.9% 이후 가장 높았다. 건설업은 지난 분기 대출잔액이 1000억원 줄어든 뒤 1조원 증가로 반전했다.
산업별 대출금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급격한 경기 위축이다. 경기가 좋은 때 대출액이 늘어나면 시설투자 등 공격적 투자를 위한 대출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전례없는 실물위기인 코로나19 펜데믹을 맞아 대출액이 늘어난 것은 당장 직원 월급을 주고, 월세를 내기 위해 대출을 받아 연명하는 기업이 늘어났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로 인해 급격한 대출잔액 증가가 향후 경제 위기를 심화시키는 '2차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대출잔액을 분기로 나눠 용도별로 분석한 그래프. 공장 기계를 늘리는 등 목적으로 빌린 시설자금보다 당장 운영을 위해 빌린 운전자금이 압도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자료 = 한국은행]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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