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지난 4월 99개월 만의 적자를 기록하며 충격을 줬던 무역수지는 한 달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비교적 선전한데다 유가 하락 등 여파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결과로 분석된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5월 수출 실적이 작년 5월보다 23.7% 급감한 348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4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5.1% 줄었던 것을 감안하면 감소폭은 줄었지만, 두 달 연속 20%대 감소세가 나타나 코로나19의 충격을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경기에 민감한 고가 상품인 자동차 수출이 54.1% 급감하며 전체 수출 실적을 끌어내렸다. 차 부품(-66.7%), 섬유(-43.5%) 등도 반토막이 났다.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석유제품(-69.9%) 수출도 큰 폭으로 줄었다.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도 18.4% 감소했다. 조업일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일 줄었다.
수입은 21.1% 하락한 344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4월(-15.8%)보다 감소폭이 더 커졌다. 유가가 급락하면서 원유(-68.4%), 석탄(-36.1%), 가스(-9.1%) 등 에너지 수입이 크게 줄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면서 무역수지는 한 달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 4월 99개월 만에 처음으로 적자(13억9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5월엔 4억4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선전도 흑자 전환의 이유로 꼽힌다. 반도체는 글로벌 조사기관들의 시장 하향 전망에도 18개월 만에 총수출(7.1%)과 일평균 수출(14.5%) 모두 플러스로 전환하며 좋은 성적을 냈다. 산업 전반의 회복세로 반도체 제조 장비(167.8%) 등 관련 수입도 늘었다. 산업부는 "전체 수입은 감소했지만, 반도체 제조 장비를 포함한 자본재 수입은 오히려 9.1% 증가했다"면서 "우리 기업들이 정상적인 생산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진단키트 등 바이오 헬스 수출은 59.4% 급증했다. 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컴퓨터 수출도 82.7% 늘었다. 가공식품(26.6%), 진공청소기(33.7%) 등 '홈코노미'와 관련된 품목 수출도 호조세를 띠었다.
지역별로는 대중국 수출이 한 자릿수대 감소율(-2.8%)을 기록해 코로나19 이전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29.3%), EU(-25.0%), 아세안(-30.2%) 등 지역은 좀처럼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수출 부진은 우리나라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며 "중국에 이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다른 국가들도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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