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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사진 제공 = 현대백화점그룹] |
관세청은 28일 보세판매장특허심사위원회를 열고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로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엔타스듀티프리를 각각 선정했다. 대기업 몫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DF7(패션·잡화)을, 엔타스듀티프리는 DF10에서 향후 5년간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오는 9월부터 공항점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DF7는 현재 신세계면세점이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9월 중 공항점을 개점할 계획"이라며 "현재로썬 코로나19에 따른 영업 개시일 연장 등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공항에 입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획득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그동안 무역센터점과 동대문점 2곳만 운영해왔다. 이번 공항점 추가로 현대백화점면세점 점유율은 7% 수준까지 오를 전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현대백화점면세점 점유율은 2.66%이다. 지난해 말에는 4% 수준으로 추정된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초기 오픈 효과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선 출발 여객수는 3만2646만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99% 급감했다. 부천 물류센터 등 코로나19 확산세로 9월 여객수 회복도 불투명한 상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목표 매출액으로 1조6000억원을 제시했으나, 1분기 매출은 1831억원에 그쳤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영토 확장에 나선 가운데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기존 사업자들은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혔다. 서울 시내면세점 등이 지난 3월부터 하루 4~5시간의 영업을 단축한 데 이어 다음달 1일부터 롯데와 신라는 제주점을 무기한 휴점한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159만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99.2% 감소했다.
앞서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지난달 제4기 면세 사업권 입찰을 최종 포기한 바 있다. 관세청은 재입찰을 실시할 계획이지만, 참여 여부도 불투명하다.
실적도 직격탄을 맞았다.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 신라면세점에서만 영업손실 490억원을 내 20년 만에 적자를 냈다. 신세계면세점도 1분기 324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롯데면세점은 간신히 적자를 면했으나 1분기 영업익이 4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6% 급감했다. 이에 롯데와 신라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지난달부터 주4일 근무에 돌입했다. 신세계는 월 4회 휴무한다.
고사 위기에도 정부 지원은 미뤄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15일 임대료 감면폭 확대 등 추가 지원을 약속했으나 발표 시기가 2주째 미뤄진 상태다. 현재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과 임대료 감면폭을 현행 20%에서 50%로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업계는 하루라도 빨리 대안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면세점 3사의 지난달 인천공항 매출액은 500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전년 동월(2500억원)대비 80%나 감소한 규모다. 반면 지난달에도 롯데(193억원)와 신라(280억원), 신세계(365억원)는 인천공항공사에 838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냈다.
면세업
[신미진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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