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팀,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감염병 빠른 진단 가능한 원천기술 개발 성공

↑ 바이러스에 공통적으로 있는 dsRNA 검출을 위한 항체 고정 기판 제작을 위한 모식도. [사진 제공 = KAIST]

국내 연구팀이 기존 기술에 비해 빠르게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감염병을 진단할 수 있는 원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리섕·김유식 생명화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바이러스에 특이적으로 존재한다고 알려진 '이중나선 RNA(dsRNA)'검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현재 사용되는 검사 방식에 비해 신·변종 바이러스를 쉽고 빠르게 진단하는 기술이나 키트(Kit) 등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인간의 면역체계 원리에 착안해 이 검출 기술을 개발했다. 인간 세포는 바이러스에서 많이 발견되는 dsRNA를 외부 물질로 인지해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특이하게도 사람은 바이러스에 공통적으로 있는 길이가 긴 dsRNA의 형태에 반응한다. 바이러스마다 다르게 갖고 있는 핵산 서열 정보에 반응했다면 특정 바이러스에만 대처할 수 있었겠지만, 사람은 바이러스의 공통적 형태에 반응해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번 연구팀의 검출 기술도 이같이 바이러스 dsRNA의 형태에 반응하도록 개발해 특정 바이러스가 아닌 다양한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시료 준비과정도 대폭 간편화하는데 성공했다. 세포에서 RNA를 분리하거나 정제하지 않고 감염된 세포의 용해액만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A형과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실험해 바이러스 검출에 성공했다.
리섕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A형 간염과 C형 간염 dsRNA만을 검출했지만, 바이러스 dsRNA는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에서 발견된다"며 ""이번에 개발한 dsRNA 검출기술은 다양한 바이러스에 적용 가능해 만능 감염병 진단기술로 발전될 수 있고, 특히 공항·학교 등 공공장소에서도 쉽고 빠르게 감염병을 검출할 수 있어 효과적인 방역대책을 마련하는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KAIST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지원사업과 국방과학연구소 순수기초연구 용역사업에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종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