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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르노삼성] |
신형 르노 캡처를 탄 뒤 머리에 맴돈 말이다. 예쁜데 독하고, 독한데 자상하고, 자상한데 까칠해서다.
르노삼성 QM3가 동글동글 귀엽고 예뻤다면 후속 모델인 신형 캡처는 예쁜데 도도해졌다. 볼 살이 빠지고 이목구비가 뚜렷해져 '팜 파탈(팜므 파탈)' 이미지다.
독기도 내뿜는다. TV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 나오는 한소희(여다경 역)도 연상된다. 그러나 운전자를 배려할 줄 안다. 그래서 자상하다.
선과 악처럼 이분법만으로는 정확히 설명할 수 없다. 상황에 따라 이미지와 행동이 달라지는 '다면적 캐릭터'를 지녔기 때문이다.
캡처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넘나들었다. 국산차와 수입차 경계에 있다가 국산차로 취급받던 기존 캡처인 QM3와 달리 '완벽한 수입차'다. 르노삼성자동차가 판매하지만 생산하지 않고 스페인에서 수입하는 프랑스차이고 '르노'의 로장주 엠블럼도 적용했다.
진부하지만 여전히 통하는 TV 드라마의 클리셰(뻔하게 느껴지는 표현이나 캐릭터) '출생의 비밀'이 떠오른다. 시청자들은 사실상 눈치 챘지만 주인공만 모르고 있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면 드라마 전개가 달라지면서 상황이 반전한다.
신형 캡처는 성장 드라마처럼 크기가 더 커졌다. 르노의 최신 CMF-B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이기 때문이다. 전장x전폭x전고는 4230x1800x1580mm다.
전장은 기존 모델보다 105mm 길어지고 전폭은 20mm 더 넓어졌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640mm다.
외모는 여주인공처럼 예쁘지만 독기를 품었다. 전면부는 QM3와 달리 르노 패밀리룩을 적용했다. 씨자(C) 형태 주간주행등은 르노 혈통을 알려준다.
헤드램프와 램프 상단 눈썹 부위는 위쪽으로 치고 올라갔다. 화난 표정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눈썹 아이콘을 연상시킨다. 여기에 르노삼성 태풍 엠블럼 대신 르노 로장주 엠블럼을 채택해 '수입차'로서 존재감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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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르노삼성] |
리어램프의 경우 타원이나 모나지 않은 마름모 형태였던 QM3와 달리 씨자 형태로 헤드램프와 통일감을 추구했다. 대신 좌우 리어램프를 수평선상에 배치해 안정감과 함께 폭을 더 넓어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강조했다.
투톤 바디 컬러는 트렌디하면서 개성 넘친다. 루프에 적용한 컬러는 A필러를 넘어 아웃사이드 미러에까지 동일하게 적용했다. 차체 컬러와 뚜렷하게 구분된다. '이색(二色)'적이면서 '이색(異色)'적이다.
실내 분위기도 기존 QM3와 비교자체가 의미 없을 정도로 달라졌다. 외모처럼 동글동글 귀여웠던 QM3와 달리 수평선, 수직선, 사선을 통해 세련된 멋을 갖췄다. 또 첨단 디지털 이미지도 강조했다.
계기판은 XM3처럼 10.25인치 맵인(Map-in) TFT 클러스터를 적용했다. 주행 중 내비게이션을 보기 위해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릴 필요 없이 계기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지적(理智的) 매력도 발산한다. 태블릿PC를 닮은 '이지(Easy)' 커넥트 9.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 덕분이다. 표면적은 272㎠로 동급 최대 실면적 사이즈다.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와 연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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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르노삼성] |
운전자의 기분과 주행 조건에 따라 클러스터 디스플레이 디자인이 변하고 엠비언트 라이트가 8가지 색상으로 바뀐다. 감성을 충족시켜주는 '분위기 메이커'다.
'예술성' 못지않게 '실용성'도 중시하는 프랑스차답게 실용적이다. 리어 슬라이딩 벤치가 대표적이다. 앞뒤로 16cm를 조절할 수 있다. 더블 트렁크 플로어를 활용하면 최대 536ℓ에 달하는 트렁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QM3보다 81ℓ 더 넉넉해졌다. 체급을 뛰어넘는 공간 활용성이다.
운전자를 살뜰하게 챙겨주기도 한다. 10ℓ 용량의 서랍식 대형 글러브 박스인 매직 드로어, 슬라이딩 센터 암레스트 등 총 27ℓ의 실내 수납공간은 소지품을 잘 간수할 수 있게 도와준다.
운전을 쉽고 편하고 안전하게 만들어주는 배려도 차급을 뛰어넘는다. 긴급제동 보조, 차간 거리 경보, 차선 이탈 경보, 사각지대 경보, 차선 이탈 방지 보조, 전후방 경보, 후방 카메라, 컴바인드 에어필터, 오토 라이팅 헤드램프 등 첨단 안전·편의 시스템은 기본 사양이다.
TCe 260 에디션 파리 트림의 경우 프리미엄 모델의 전유물이나 값 비싼 선택 사양으로 여겨졌던 어라운드 뷰 모니터 시스템을 소형 SUV 중 유일하게 기본 적용했다.
국내 시판 르노 모델 중 최초로 적용한 어시스트 콜은 '안심' 기술의 최종판이다. 사고나 고장이 났을 때 오버헤드 콘솔에 있는 SOS 버튼을 누르면 전담 콜센터 상담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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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르노삼성] |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 스포츠, 마이센스 3가지다. 에코 모드에서는 비교적 조용하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시속 80km를 넘어서면 노면 소음과 바람소리가 파고들지만 시끄러운 수준은 아니다. 차체 하부를 완전히 감싼 풀 언더 커버, 공기 저항을 줄여주고 바람이 차체에 부딪혀 발생하는 소음을 줄여주는 액티브 셔터 그릴이 한몫한다.
전자식 변속기도 기계식 변속기보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주행질감을 제공하고 소음·진동을 줄이는데 기여한다.
에코 모드에서 얌전했던 캡처는 스포츠 모드에서는 표독스러워진다. 배기량은 1332cc에 불과하지만 '용' 쓰지 않고 시원하게 속도를 높인다.
스티어링휠과 시트를 통해 몸에 긴장감이 전달된다. 유럽 스타일로 다듬어진 SUV답게 서스펜션도 까칠해지면서 딱딱해진다.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반전'이 거듭한다.
가격도 반전이다. 국내 판매 가격(개별소비세 인하 적용, 부가세 포함)은 2413만~2748만원이다. 가장 가격이 저렴한 트림은 주요 경쟁차종의 기본 모델보다 500만원 이상 비싸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풀옵션급 모델에서는 오히려 가격이 400만원 가까이 저렴해진다. '비싼데 싸다'는 반전 가격이다.
수입차이지만 국산차 가격에 판매되고, 460여곳에 달하는 르노삼성 애프터서비스 네트워크를 이용하기에 수입차 고질병인 애프터서비스 문제도 겪지 않는다.
캡처는 예쁜데 까칠하고, 까칠한데 자상하며, 비싼데 싸다. 예쁘다, 멋있다, 저렴하다, 무난하다 등 차를
*맛 ★★★ / 분위기 ★★★☆ / 서비스 ★★★★ / 가격 ★★★☆ / 종합 ★★★☆
[최기성 기자 gistar@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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