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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춥지 않은 겨울'과 '코로나19 급습'이라는 연타를 맞으며 올초 역대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패션업체 70~80%가 1분기 매출 역신장을 기록한 상황에서 아웃도어 브랜드도 '날개 없는 추락'을 경험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등산, 트레킹 등 아웃도어 활동이 늘어나며 매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젊은 등산객이 늘면서 알록달록한 원색의 등산복 대신 레깅스·요가복 등으로 아웃도어 의류 트렌드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24일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에 따르면 이달 아웃도어 의류와 용품 등의 매출이 최고 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야크는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매출이 직전 같은 기간(4월20일~30일)보다 60% 가량 뛰었다. 특히 산을 찾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필요한 제품을 구입하면서 산 인근에 위치한 매장들이 수혜를 입었다. 북한산 초입 아웃도어 거리에 위치한 블랙야크 우이점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6% 증가했다. 산행시 안전을 위한 등산화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등산화 'BAC마운트GTX'와 워킹화 '일루전로드GTX'의 최근(4월28일~ 5월 11일) 매출은 직전 2주 (4월14일~4월27일) 대비 각각 74.1%, 51.8% 씩 증가했다.
K2는 5월 1일부터 20일까지 아웃도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수지 하이킹화'로 불리는 '플라이하이크 렉스'는 판매율이 70%를 넘어 2차 추가 주문생산에 돌입했다. 의류와 함께 패션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아웃도어 용품 부문의 매출도 증가했다. 등산배낭, 모자, 장갑 등의 주요 아이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신장했다.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아우터를 선보인 노스페이스는 백화점, 대리점 등에서 매출이 같은 기간 두자릿 수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최근 혼산을 즐기는 2030 등산 인구가 늘면서 아웃도어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달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소비 활성화로 온라인 채널의 아웃도어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G마켓은 이달들어 21일까지 남성 등산복과 여성 등산복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21% 늘었다. 간절기에 필요한 여성 경량 패딩은 판매량이 216% 급증했다. 옥션에서는 남성, 여성 등산복 판매가 각각 12%, 27% 증가했다. 티몬도 최근 한달(4월20일~5월19일) 아웃도어 의류 판매량이 전월(3월21일~4월19일)대비 37% 증가했다.
최근 두드러진 아웃도어 매출 증가세는 2030 세대가 이끌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피트니스 클럽이나 요가스튜디오 등의 집단시설이 한동안 휴업에 들어가자 서울 근교의 산과 트레킹 코스를 찾아 '대안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이 다소 주춤해지며 탐방객 숫자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북한산 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탐방객은 23만4000명을 넘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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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들은 아웃도어 제품의 매출 증가세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거리 유지'와 맞물려 당분간 이어질 것
[심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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