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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반도체와 TV 산업 특성상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최근 대통령이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 자국 복귀)을 적극 외치는 상황에 양사의 결정이 정반대로 나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인 21일 평택에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라인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이 작년 4월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 후속 조치 중 하나다.
반도체 비전 2030은 시스템LSI 사업 및 파운드리 분야의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1만5000명 고용 창출 계획을 담고 있다. 평택 생산라인은 화성에 이은 두 번째 EUV 파운드리 생산라인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투자 규모와 관련해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10조원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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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 사진. [사진 제공 = 삼성전자] |
LG전차 측은 "글로벌 TV 시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며 "생산라인 이전을 통해 인도네시아 TV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루 간격을 두고 삼성과 LG가 완전히 다른 생산기지 운용전략을 발표했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은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에 호응하고, LG는 이에 역행한 처사라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평가다.
사업 특정상 놓여있는 상황이 완전히 다른데다 이미 회사 사업 전략에 따른 연장선상일 뿐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과는 무관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LG전자 생산라인 이전을 두고 리쇼어링 정책에 반한 결정이라는 말도 나오지만 '불가피한 결정'일 뿐 확대해석은 자제해야 한다는게 업계 관측이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TV 사업 특성상 중국 등 세계기업들과 경쟁해야하는 상황에서 인건비, 세금 문제 등은 LG전자에 큰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최근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사업효율화는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TV사업은 생활가전과 달리 단일 제품군이라 비용 절감 외에는 큰 실적 개선 방법이 없다. 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과 일본 등 글로벌 업체들의 난립으로 경쟁이 치열해져 인건비 등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것이 절실해졌다. LG전자가 임금이 저렴한 해외로 생산라인을 이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LG전자 생산라인 해외 이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생산라인 일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이 역시 사업효율화를 위한 조치였다.
경쟁사 삼성전자 역시 국내 TV 생산라인을 해외로 이전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10여년 전부터 수출용 TV를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수원 사업장 내수용 TV 생산라인도 지난 2018년 모두 철수해 베트남 공장에서 대응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삼성전자의 평택 파운드리 생산라인 구축 건 역시 리쇼어링 정책에 대한 화답이 아닌 단순 투자로 해석하는 게 맞다는 업계 관측이다. 더욱이 해외에 있던 생산 라인을 국내에 들여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와 연결 짓는 것은 무리라는 설명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평택 투자는 사실상 전부터 계획된 결정이며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과는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것은 무리"라며 "정부가 리쇼어링을 적극 추진하는 상황에서 전날 LG전자 생산라인 이전 발표가 겹친 것이 맞아 떨어지면서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이번 생산라인 구축은 리쇼어링 정책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며 "앞서 국내 생산거점 중심으로 투자한다는 경기활성
지난 2018년 삼성전자는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방안 발표를 통해 향후 3년간 180조원을 투자, 4만명 직접 채용으로 국내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승한 기자 winon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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