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함께 오프라인 마트 수요가 급증하며 이마트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매장방문으로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매장이 30여차례 휴점한 것을 감안하면 이마트의 매출 신장세는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와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의 성장세도 이마트 매출을 뒷받침했다. 반면 신세계그룹 백화점과 면세점은 '어닝쇼크' 수준의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백화점의 2분기 실적은 개선될 것이란 전망 속에 면세점은 당분간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이전(BC)이 백화점과 면세점을 이끄는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무대였다면 코로나19 이후(AC)에는 이마트를 이끄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뒷심이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세계그룹은 정 부회장이 이마트 지분 10.33%,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 지분 10.34%를 보유하며 각자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모양세다. 이명희 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양쪽 지분을 18.22%씩 갖고 있다.
13일 신세계그룹 이마트 부문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 210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2011년 신세계그룹에서 분할 이후 분기별 최대 매출이다. 영업이익은 484억원을 기록 흑자로 전환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은 13.6% 증가, 영업이익은 34.8% 감소했지만 이번 실적은 이마트 점포들이 코로나로 인해 잦은 휴점을 해야했던 2,3월 상황을 고려하면 더욱 의미있는 성과다.
이마트 관계자는 "그로서리 매장 강화를 통한 본업 경쟁력 확대, 트레이더스의 지속 성장, 전문점 사업 수익성 확보 등에 주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는 코로나19로 인해 집밥 문화가 활성화되고 대량구매가 이어지며 전년 대비 매출이 21.8%, 영업이익은 22.4% 증가하는 등 호실적을 이어갔다. 노브랜드 전문점 역시 2015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올해 1분기 25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
통합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은 총매출 증가, 적자폭 감소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SSG닷컴의 올해 1분기 총매출은 91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고, 영업적자도 19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으로 100억원대로 진입했다. 스타필드 사업을 하는 프라퍼티는 매출 512억 원을 거둬 9.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8억 원으로 22.2% 떨어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쓱닷컴의 인프라와 오프라인 성장률 회복세를 근거로 이마트의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마트는 풀필먼트와 프레시센터, 오프라인 점포 등 온라인 인프라에서는 독보적이며 오프라인 구조조정도 큰 산을 넘고 있는 만큼 '언택트 소비' 시장을 선도할 업체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신세계그룹 백화점·면세점 부문인 신세계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7% 감소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220억원보다 85.1%나 낮은 수준이다. 매출은 1조196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1% 감소했다.매출액 또한 시장 예측 보다 -7.6% 낮은 수준이다.
부문별로는 백화점 사업 매출은 331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26억원으로 57.7% 줄었다. 면세점 사업은 더 큰 타격을 받았다. 면세점 매출은 4889억원으로 30.5% 줄었고, 324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공항점 매출은 40% 급감했고, 시내점 매출도 21% 줄었다.
신세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면서 "백화점은 온라인 영업활동 강화와 선제적 방역 활동, 인터내셔날은 화장품, 패션, 라이프스타일 등 사업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바탕으로 손실을 최소화했다"고
증권가에서는 백화점 영업은 4월을 저점으로 점진적 회복세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면세점은 중국의 입국 금지와 한국의 입국자 자가격리 의무화 조치로 중국 보따리상의 활동이 4월부터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2분기에도 실적 타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기정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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