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대란이 본격화되며 15~29세 청년층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일자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르바이트부터 고용충격이 닥치고, 경기침체·사회적 거리두기가 겹쳐 기업들의 채용일정도 일제히 축소·연기된 탓이다. 특히 20대 중반 청년층(1996~1998년생)은 고등학교 재학시절에도 세월호 사태를 겪어 대입·취업을 앞두고 국가적 재난이 반복되는 '재난세대'로 불리고 있다. 국가재난의 여파는 심리적인 범위를 넘어 이들 연령층의 경제활동을 심각하게 제약할 것이란 분석도 이어진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고용률은 40.9%를 기록해 전년동월대비 2.9%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이다. 취업자 수 감소폭도 같은기간 24만5000명으로 가장 컸다.
청년층의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26.6%로 집계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청년계층의 경우 실업자 집계에서 제외되는 아르바이트생·학생 비중이 높아 이들을 사실상 실업상태로 간주한 고용보조지표를 주로 활용한다.
청년층 고용지표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도 유독 심각하게 악화된 것은 이들이 주로 취업하는 일자리 위주로 코로나19 충격이 먼저 닥친 탓이다. 지난달 산업별 취업자 수를 살펴보면 숙박 및 음식점업이 전년동기대비 21만2000명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으며, 도매 및 소매업도 12만3000명이 줄었다. 이들 업종은 20대 청년들이 많이 취업하는 아르바이트 일자리 비중이 높은 특성을 갖고 있다.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 집계에서도 임시근로자 수가 58만7000명, 일용근로자 수가 19만5000명 줄어 하락세를 주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의 채용계획이 축소·연기된 것도 큰 타격이다. 최근 잡코리아가 국내기업 56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해 발표한 '올해 상반기 직원채용 현황'에 따르면 상반기에 계획한 규모를 모두 채용했다고 답한 기업은 21.4%에 그쳤다. 코로나19 사태로 채용전형을 시작도 못한 기업은 55.9%에 달했다. '서류전형은 진행했으나 면접을 진행하지 못해' 직원을 충원하지 못한 기업이 33.8%로 뒤를 이었다. '회사의 경영상태가 좋지 않아 채용을 진행하지 못했다'는 기업도 27.6%로 조사됐다.
특히 현재 20대 중반 청년층은 대입을 앞둔 시절에는 세월호 참사를, 취업을 앞둔 현시점에는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하며 '재난세대'로 불리고 있다. 대입과 취업에 전력할 시기에 국가적 재난을 맞이해 심리적 충격을 겪는 일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이 겪고 있는 일자리난이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장기간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에는 아래 세대들이 취업전선에 합류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졸업 직후 10년간의 경력 동안 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경험적 관계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며, 일경험을 통한 인적자본 축적 및 매칭 효율성 증진이 임금상승의 대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 위기로 임시직 등 경력을 쌓을 수 없는 직업을 선택한 경우 장기적으로 임금이 낮아진다는 분석이다. 한 연구위원은 "현재의 청년층은 고령화된 인구를 부양할 미래 세대라는 점에서 인적자본 및 일경험 축적을 위한 사회적 배려의 필요성이 높다"며 "인구 고령화로 총부양비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단기적 위기의 장기적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할 필요성이 증대된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청년들은 과거 학창시절에는 세월호라는 아픔을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운의 세대"라며 "특히 지금의 실업 경험은 이력효과로 인해 차후 전생애에 걸쳐 경쟁력 저하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용 기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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