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쇼크로 은행 '빚'으로 연명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면서 지난달 기업대출이 사상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특히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대거 대출을 늘리면서 향후 경기침체에 따른 대출부실이 또다른 경제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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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남동공단의 한 공장에 임대를 알리는 문구가 써있다. [매경DB] |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 대출액이 11조2000억원 늘었고 중소기업은 16조6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도 각각 속보치 작성 이래 월간 최대폭 증가다. 대출 잔액은 대기업이 177조원, 중소기업이 752조원이다.
일반적으로 대출 규모는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함께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계대출이나 기업대출 누적금액이 역대 최대금액을 매월 갱신해도 문제시하지 않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반면 증가폭의 급격한 확대는 경계해야할 요소다. 특히 올해 1, 2분기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주체들의 어려움이 심화된 영향으로 대출금이 급증함에 따라 금융안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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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3월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소상공인들이 지원금 신청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매경DB] |
통상 개인사업자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가 많이 포함된 경제주체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한파를 버티기 위해 이들이 당장 생존을 위해 대출을 급격히 늘린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4월 기업대출은 코로나 영향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한편 정부와 은행의 금융지원으로 인해 대출 증가가 큰폭으로 늘었다"며 "특히 개인사업자는 매출감소에 따른 타격이 반영되는 한편, 소상공인 대상 초저금리 대출 정책 영향으로 더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은 3월 역대 최고액인 9조6000억원 증가 이후 증가세가 꺾였다. 4월 가계대출은 4조9000억원 늘었는데, 주택담보대출이 4조9000억원 증가한 영향이 컸다.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2월 7조8000억원,
한편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은 1000억원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가계소비가 줄면서 신용대출 수요가 줄었다"며 "3월 일시적으로 늘었던 개인 주식투자 대출수요도 4월에는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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