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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가 전년 같은 달 대비 0.3% 오르는데 그쳤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9년 9월(0.3%) 이후 20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대비 0.1% 올랐다. 이 역시 1999년 12월(0.1%) 이후 20년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올해 연간치로도 한국은행의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 0.7%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로 소비 패턴이 변한 게 물가에 영향을 미쳤다"며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외식 수요가 줄었고, 무상교육으로 공공서비스 물가가 하락한 점도 낮은 물가 상승률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수요와 공급측 요인이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근원물가 상승률이 둔화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절벽이 본격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꼭 소비해야 하는 농산물 등 식료품과 석유류 등을 제외한 다른 품목에서 소비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식료품과 석유류 등을 포함한 소비자 물가도 전년동월보다 0.1% 오르는 데 그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하다 올해 1~3월 1%대를 회복했지만 4개월 만에 다시 주저 앉는 모습이다.
정부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풀리는 재난지원금 효과와 함께 개학 등으로 학교 급식 소비 등이 늘면서 내달 이후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이후 실업과 휴직 등 고용쇼크가 본격화되는 데다 경기침체 공포가 계속해서 불안 심리를 자극한다면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무엇보다 일자리를 지키고 소비진작을 통해 내수를 살리는 게 시급하다"며 "재정 집행이 가능하면 신속히 추진하고, 재원이 필요하면 3차 추경에 반영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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