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 빅3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라면 판매가 늘었을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등에서도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면서 해외 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지난 1분기 매출은 149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2%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216억원으로 무려 41.2% 가량 뛰었다. 이로써 삼양식품은 1960년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양식품 분기 최대 실적은 라면이 이끌었다. 1분기 '삼양라면'과 '불닭볶음면' 등 삼양식품 라면 판매액은 전년 동기대비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외식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간편식의 간판격인 라면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750억원으로 45% 가량 늘었다. 중국과 미국 매출이 각각 50%, 100% 증가한 효과다. 삼양식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표 수출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지난해 삼양식품 수출액은 2700억원으로 내수(2650억원)를 뛰어넘은 바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라면 수출액은 62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1.6% 증가했다. 일본 신장률이 76.3%로 가장 높았고 중국(63.2%)과 미국(20.3%) 순이다.
'신라면' 등 부동의 라면 1위 브랜드를 보유한 농심도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의 1분기 매출은 652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38% 급증한 43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에 영화 '기생충' 효과가 시너지를 냈다.
농심의 지난 1분기 라면 매출액은 375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0% 늘었다. 여기에 간편식 브랜드 '쿡탐' 등의 판매가 증가한 것도 한 몫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메뉴 '짜파구리' 열풍으로 미국 법인 매출이 810억원으로 1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농심은 지난달 짜파구리 컵라면을 출시하고 미국과 동남아시아, 호주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오뚜기는 사업 부문별 희비가 엇갈렸다. 올해 1분기 오뚜기 매출은 617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4% 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영업이익은 10.5% 감소한 473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외식 시장이 축소되면서 양념소스와 식용유 등 판매가 줄었기 때문이다. 오뚜기 매출에서 양념소스와 유지류 등 B2B가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달한다. 올해 1~2월 오뚜기 라면 판매액은 10%
식품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보다 내식 비중이 증가하면서 라면업계가 가장 큰 수혜를 받았다"며 "2분기부터는 전통적인 라면 비수기지만 그동안 눌려있던 캠핑 등 야외활동 니즈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 선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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