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반도체 업계를 통째로 뒤흔들 '슈퍼통합' 조짐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대만 정부가 자국의 반도체 업체에다 일본과 미국의 업체까지 모두 통합하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대만 정부가 자국의 메모리 반도체업체 6개를 합친 뒤 투자나 합작을 통해 일본의 엘피다와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러지까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러한 구상이 현실화된다면 이들 통합체의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38.2%에 달해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를 가뿐히 제치게 됩니다.
여기에 대만 정부의 자금 지원과 엘피다와 마이크론테크놀러지의 기술력이 더해지면 그 파괴력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수도 있습니다.
기술력과 양산 규모에서 한참 뒤지는 이들 연합세력은 한국 추월을 목표로 반도체 산업을 주도해 갈 공산이 큽니다.
하지만 통합 효과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합니다.
우선 1999년 현대전자가 LG반도체와 합친 뒤 통합 효과가 오래가지 못한 것처럼, 덩치만 큰 업체가 생긴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승우 / 신영증권 연구원
- "반도체 산업은 특성상 업체 간의 규모의 경제 효과 보다는 업체 간 기술을 통합하는 과정이 훨씬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슈퍼통합'이 오히려 한국 업체들에게 경쟁력 강화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 인터뷰(☎) : 박영주 /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 "앞으로 1~2년 동안은 대만업체들의 구조 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한국 D램 업체들은 이 시기를 잘 활용해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과 하이닉스 등 우리나라 업체들의 기술력이 훨씬 앞서고, 대만 정부의 태도도 계속 바뀌고 있어 슈퍼통합이 현실화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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