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코로나19 여파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크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여러 증권사가 이른바 '동학 개미 운동'으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거래 급증으로 상당한 수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의 브로커리지(증권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전 분기보다 크게 늘면서 다른 부문의 부진한 영업실적을 떠받쳐줬습니다.
자기자본 규모로 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의 1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1천432억원으로 전 분기(839억원)보다 70.7%나 급증했습니다.
반면 기업금융(IB) 수수료 수익은 782억원, 자기자본을 포함한 운용(트레이딩) 부문 수익은 55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각각 15.6%, 59.6% 감소했습니다.
수익 비중으로 보면 작년 4분기만 해도 트레이딩(33.4%), IB 수수료(22.7%), 브로커리지 수수료(20.5%) 순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40.7%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트레이딩 수익은 15.7%로 쪼그라들었고 IB 수수료는 22.2%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NH투자증권도 1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1천32억원으로 전 분기(612억원)보다 61.8%나 늘었습니다.
작년 4분기 전체 수익의 50.6%를 차지한 트레이딩 수익(1천696억원)은 올해 1분기 362억원 손실로 돌아서면서 실적에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그러나 이런 손실분을 브로커리지 수익이 일부 메웠고 IB 수수료 수익도 66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7% 늘면서 실적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신한금융투자도 브로커리지 수익이 840억원으로 전 분기(492억원)보다 70.7% 늘면서 전체 영업수익 증가(22.1%)를 견인했습니다. 반면 트레이딩 수익은 470억원, IB 수수료 수익은 31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81.9%, 24.6% 감소했습니다.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는 지난 2∼3월 코로나19 여파로 폭락 장을 맞은 국내 증시에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주식 거래량이 폭증한 데 힘입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3천억원으로 작년 4분기(11조1천억원)보다 64.1%나 증가했습니다.
증권사별로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율은 조금씩 다르지만, 통상 비대면(온라인) 개설 계좌의 경우 거래금액의 0.02% 안팎을, 증권사 지점 개설 계좌의 경우 거래금액의 0.3∼0.5% 정도를 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 금융위기 등으로 증시가 무너졌을 때는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증권사들의 손실을 키웠지만, 이번 폭락 장에서는 주가 반등 시 차익을 노린 개미들의 투자 열기가 오히려 달아오르면서 증권사 실적의 큰
삼성증권 장효선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의 1분기 실적에 대해 "코로나19로 대공황 급의 자본시장 붕괴 상황이 발생했음을 감안하면 운용 부문에서의 실적 악화는 불가항력이었다"며 "오히려 변동성 확대에 따라 부동자금의 증시 유입이 폭증하며 브로커리지 수익이 1천억원을 넘는 등 신성장동력을 발굴한 것은 수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