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두산중공업, 납품가 후려치기"

【 앵커멘트 】
납품가를 후려쳐 하청업체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것은 뿌리깊은 악습인데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기업들도 불법 하도급 거래를 일삼아 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광재 기자입니다.


【 기자 】
한 대기업이 작성한 하도급 입찰 관련 문서입니다.

2차 입찰에서 최종입찰자가 정해졌지만, 추가 협상을 진행해 가격을 다시 한 번 깎았습니다.

두산중공업과 한진중공업 등 5개 대기업은 이러한 방법으로 최저가 입찰금액보다 낮은 대금을 지급했습니다.

엄연한 '불법'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부 대기업들이 납품가격을 부당하게 깎아 하도급 업체에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김상준 / 공정거래위원회 기업협력국장
- "대기업이 임금과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경영수지가 악화될 경우 납품단가 인하를 통해서 수급사업 쪽에 부담을 증가하는 행위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하도급 업체들과 물량을 더 주문하는 대신 가격을 낮추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합의 전에 주문한 물품에 대해서도 인하한 가격을 소급적용하며 15억 원을 덜 지급했습니다.

이처럼 굵직한 대기업까지 '불법 하도급 거래'를 마다하지 않으면서 하도급업체들은 '골병'이 들 지경입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하도급업체 사장
- "특별히 몇 개 회사 이런 데는 아주 안 줄 수 있으면 안 주려고 (합니다.) 일부 시장에 소문난 집들은 안 해주고…"

공정위는 20개 제조업체에 대해 조사한 결과 17개 사업자의 법위반행위를 적발해 5억 7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현대엘리베이터는 협력업체와 합의를 통해 납품가를 인하했다며 시정명령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뉴스 정광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