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환자들이 병원 외래 방문을 꺼리면서 올해 1분기 각종 예방접종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국가 예방접종 가운데 하나인 폐렴구균 접종률은 2019년 같은 기간의 3분의1 수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분기엔 폐렴구균 예방접종률이 18.4%였지만 올해 1분기엔 6.4%로 뚝 떨어진 것이다.
어린이 필수 예방접종 10종 가운데 생후 12개월 이후 첫 접종이 이루어지는 백신(수두·일본뇌염 등)의 접종률도 지난해보다 1%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만 4~6세 이후에 이뤄지는 추가 접종의 접종률은 2~3%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생후 12개월 이전에 접종이 시작되는 백신(BCG 등)의 1·2차 기초접종률은 97~98%로 2019년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올해 예방접종 대상 감염병의 발생 신고는 대부분 감소 추세였지만 폐렴구균 감염증은 16% 정도 증가했다. 예방접종 대상 감염병 발생이 줄어든 건 코로나19 유행으로 어린이집·유치원 개원과 학교 개학이 지연되면서 집단 발생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질본 관계자는 "예방접종을 지연하거나 중단할 경우 올 연말 코로나19 대응과 함께 홍역 등 예방접종 대상 감염병 유행에 대응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어 예방접종은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3월 말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19 유행기간 예방접종 대상 감염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예방접종 실시 원칙을 제시하는 임시 지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질본도 예방접종 실시를 위해 의료기관이 준수해야 할 사항과 접종대상자의 안전수칙 등을 안내서로 만들어 배포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의료기관이 사전예약에 의해 오전 중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외래 진료는 오후에 실시하며 접종대상자는 손 소독과 마스크 착용에 유의해야
질본 관계자는 "5월 말부터 각 의료기관의 오전 중 접종 가능한 시간 등을 확인하도록 예방접종 도우미 인터넷 홈페이지나 전화로 사전예약이 이뤄지게 할 것"이라며 "특히 6월 말부터 모바일로도 예약이 가능하게끔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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