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주식을 20조 원어치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19조 원가량을 순매도하며 국내 주식을 무섭게 팔아치우는 가운데에도 이른바 '동학 개미 운동'으로 일컬어지는 개미들의 주식 투자 열풍은 식지 않는 모습입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이후 이날까지 개인 투자자의 코스피 누적 순매수액(8일은 장 마감 기준 잠정치)은 약 20조2천697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2개월여 만에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순매수한 주식 규모가 20조 원을 돌파한 것입니다.
이달 2일 처음으로 20조 원을 넘어섰던 누적 순매수액은 지난 6일 하루 개인 투자자들이 8천억 원가량을 순매도하면서 19조 원대로 내려갔다가 이날 다시 20조 원대로 올라섰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외국인은 약 19조3천824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특히 지난달 5일부터 이날까지는 무려 2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이로써 개인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처분한 물량을 거의 다 받아낸 셈이 됐습니다.
앞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개미들은 코스피 주식을 11조8천억 원어치(연간 누적 기준)나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를 외면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개인은 점차 매수 우위 흐름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2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사자'에 뛰어들었습니다.
개인 투자자의 2월 코스피 누적 순매수액은 약 4조8천974억 원으로 전월인 1월(4조4천830억 원)보다 9.24% 증가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두 차례나 서킷브레이커(매매거래 일시중단)가 발동되는 등 주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지난달에는 매수 강도가 더욱 높아졌습니다.
개인은 3월 한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11조1천869억 원을 순매수해 1999년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래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이 기간 거래일 중 개인이 순매도를 기록한 날은 단 이틀뿐이었으며, 지난달 9일에는 단 하루 만에 무려 1조2천800억 원어치를 사들여 2011년 8월 10일(1조5천559억 원) 이후 8년 7개월 만의 하루 최대 순매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자금 '실탄'도 여전히 넉넉한 상황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진입을 위한 대기 자금 격인 투자자 예탁금(투자자들이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둔 돈)은 지난 7일 현재 43조4천90억 원 규모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연일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던 3월 말보다는 소폭 줄어든 수준이지만, 지난 1월 말(28조7천192억 원)과 비교하면 무려 51.15% 급증한 수치입니다.
주식투자 열풍이 장기화하면서 '빚 투자' 역시 다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7일 기준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 잔고(코스피·코스닥 합산)는 7조2천602억 원으로 지난달 말(6조5천783억 원)보다 10.37% 늘었습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인데, 지난달 한때 10조 원을 넘어섰다가 3월 말 6조 원대까지 감소한 뒤 이달 들어서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개미들이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향후 주가 반등을 노린 저가매수 '
이날은 외국인 투자자 역시 일부 저가매수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순매수 금액은 924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그 외 삼성SDI(207억 원)와 LG화학(167억 원), 삼성전자우(145억 원) 등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