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유가가 급락한 가운데 향후 유가 상승에 베팅한 개인 투자자들이 원유 관련 상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원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10개 상품(인버스 제외)의 개인 순매수액은 1조421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전월(1천120억 원)과 비교하면 약 9.3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입니다.
ETF의 경우 'KODEX WTI 원유선물(H) ETF'의 지난달 순매수액은 4천214억 원으로 전월(187억 원)과 비교하면 22.53배 수준이 됐습니다.
'TIGER 원유선물 Enhanced(H) ETF'는 지난달 순매수액이 2천168억 원으로 전월(226억 원)의 9.59배로 증가했습니다.
ETN의 경우 지난달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이었습니다. 이 종목의 지난달 순매수액은 1천849억 원으로, 전월의 17.78배 수준입니다.
이어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의 순매수액이 1천818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들 상품은 기초자산인 원유 가격을 정방향으로 추종하도록 설계돼있습니다.
최근 국제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급락을 거듭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 합의 실패 이후 가격 인하와 증산 계획을 밝히며 '석유 전쟁'에 돌입한 것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습니다.
올해 초 배럴당 60달러 선이던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달 말 장중 2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이에 향후 국제 유가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한 개인들은 원유 관련 상품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9.4%(2.45달러) 떨어진 23.63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한편 ETN의 경우 원유 관련 투자가 늘고 있지만 가격 괴리율이 높아지면서 상품이 실제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거래소는 오늘(8일)부터 지표 가치와 시장 가격 간 괴리율이 지나치게 확대된 상장지수증권(ETN)에 대해 매매를
정규 시장 매매 종료 시 실시간 지표 가치를 기준으로 산출한 괴리율이 5거래일 연속으로 30%를 초과하는 종목은 다음날 하루 동안 거래가 정지됩니다.
이처럼 원유 선물 관련 ETN 괴리율이 확대된 것은 최근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향후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매수 수요가 급증한 탓으로 풀이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