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제네시스 신형 G80 [사진제공=제네시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그러든다면 그동안 답답했던 일상에서 벗어나 기분좋은 일탈(일상탈출)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탈 없이 '안녕(安寧)'하게 어려움을 이겨낸 뒤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을 다시 누리고 싶기 때문이다.
움츠러들었던 마음에 다시 여유를 가져다주고, 답답함을 한 순간 날려줄 짜릿한 성능을 갖춘 동반차(車)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제네시스 3세대 신형 G80은 답답했던 일상을 안심·안전·안락한 일탈(일상탈출)로 바꿔주는 '애프터 코로나19 라이프' 동반차다.
G80 1~2세대는 현대차 그랜저보다 더 급이 높은 임원들과 성공한 사업가를 위한 차로 인기를 끌며 '성공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등 쟁쟁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하면서 국산 프리미엄 세단의 자존심도 지켰다.
신형 G80은 디자인, 성능, 사양 등 모든 측면에서 기존의 1~2세대에서 부여받은 차명과 '성공의 아이콘'이라는 칭호만 계승했을 뿐 완전히 다른 차라고 여겨질 정도로 파격 변신했다.
지난달 30일부터 본격 판매된 신형 G80은 DH 출시 이후 7년 만에,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 이후 4년 만에 등장한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다.
전장x전폭x전고는 4995x1925x1465mm다. 기존 모델보다 5mm 길어지고 35mm 넓어지고 15mm 낮아졌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3010mm로 같다.
디자인부터 기존 G80과 완전히 다른 차다. 비교 자체가 "의미없다"는 말을 들을 수준이다. 오히려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 SUV인 GV80과 비슷하다. GV80처럼 귀족 가문의 문장으로 사용한 방패 모양에 제네시스 디자인 요소인 지-매트릭스를 적용한 크레스트 그릴은 제네시스 엠블럼을 닮았다.
GV80에서 시작된 디자인 정체성인 '2줄'은 헤드램프, 리어램프, 사이드미러 밑에 부착된 장식에 적용됐다. '3선' 아디다스처럼 '2줄'은 앞으로 나올 제네시스 모델에도 모두 반영된다.
측면은 헤드램프에서 시작해 도어 상단부를 거쳐 후면부까지 완만하게 이어지는 포물선의 '파라볼릭 라인(Parabolic Line)'으로 볼륨감과 우아함을 강조했다.
측면부에는 앞쪽에서 뒤쪽으로 살짝 치고 올라가는 금속 장식으로 날렵하면서 우아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롱 후드 쇼트 데크' 패스트백 스타일로 늘씬하고 역동적이다.
후면부에서도 기존 G80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기존 모델이 안쪽으로 날카롭게 파고드는 꺽쇠 형태 리어램프로 시선을 중앙으로 모으는 효과를 추구했다면 신형 G80은 수평으로 날렵한 2줄 리어램프로 안정감과 함께 폭이 넓어보이게 디자인했다.
트렁크 표면은 말굽(Horse shoe) 형태로 둥글게 음각 처리했다. 좌우로 길게 뻗은 트렁크 상단의 크롬 장식과 전동 트렁크 버튼은 제네시스 로고를, 듀얼 머플러는 크레스트 그릴을 연상시킨다.
![]() |
↑ 제네시스 신형 G80 [사진제공=제네시스] |
폭이 넓은 수평 레이아웃은 실제보다 실내를 더 넓어 보이게 하면서 강인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툭 튀어나오는 기어스틱과 버튼을 없애고 장식을 줄여 단정하다.
GV80과 다른 점도 있다. 천연나무로 품격을 높인 수평라인은 GV80처럼 일직선이 아니라 센터페시아에서 좌우 양쪽으로 갈수록 살짝 좁아진다. 건물 기둥의 중간을 굵게 하고 위·아래로 가면서 점차 가늘게 만드는 한국 전통의 '배흘림' 기법을 연상시킨다.
또 GV80은 둥근 원 안에 타원이 들어간 형태로 디자인된 2스포크 스티어링휠(핸들)을 적용했지만 G80은 타원 대신 포뮬러1 머신의 핸들이나 고글을 닮은 디자인을 채택했다. 고글형 디자인 좌우 하단은 손을 넣을 수 있게 뚫려 있다.
GV80처럼 헤드업 디스플레이, 12.3인치 클러스터, 14.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자식 변속 다이얼, 터치 및 필기 방식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는 제네시스 통합 컨트롤러도 적용했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제네시스 카페이 등 최첨단 인포테인먼트 사양으로 고급 세단에 걸맞은 상품성도 추구했다.
시트와 스티어링 휠에는 천연가죽 소재를 입히고 원목의 색상과 질감을 그대로 살린 목재 장식을 곳곳에 더해 품격을 높였다.
쿠페와 같이 매끄럽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에도 불구하고 2열의 착좌 높이를 낮춰 헤드룸(머리 위 공간)과 레그룸(다리 공간)을 각각 기존 모델보다 4mm와 2mm를 확대했다.
쇼퍼드리븐카(운전기사가 따로 있고 차주는 뒤에 앉는 차)로 사용할 수 있도록 뒷좌석 품격과 편의성 향상에도 공을 들였다. 조수석 시트 좌측에는 뒷좌석에서 앞으로 밀 수 있는 시트 조절 버튼이 부착됐다.
터치 입력 방식으로 사용 편의성을 높인 뒷좌석 듀얼 모니터는 이어폰 사용 때 좌우 각각 독립적으로 영상 및 음성을 사용할 수 있다.
운전자가 1열 공조장치로 2열의 열선·통풍 시트를 조절할 수 있고 2열에서도 공조 모드·온도를 1열과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건강을 챙겨주는 '안심 웰빙' 기능도 갖췄다. 공기 청정 시스템은 바깥 공기를 필터로 두 번 정화해 실내에 쾌적한 공기를 공급하며 차량 내 장착된 미세먼지 센서를 통해 실내 공기질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나빠지면 공기 청정 모드를 자동으로 작동시킨다.
실내 마감 품질도 우수하다. 앞뒤 유리와 루프가 만나는 공간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 틈을 없애고 내장재 끝단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 |
↑ 제네시스 신형 G80 [사진제공=제네시스] |
운전석에 앉으면 나파 가죽 시트가 몸을 안정적으로 감싸준다. 내비게이션 화면의 주행 방향 나침반 표시를 누르면 실제 주행영상 위에 가상의 주행 안내선을 입혀 도로 인지를 도와주는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이 활성화된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부드럽게 주행한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자! 이제 속도를 높입니다"라고 예고하는 것처럼 잠깐 간극을 두고 부드럽게 속도를 올린다. 페달 반응도 매끄럽다.
소음은 거의 없다. 차음 유리를 윈드실드 및 전좌석 도어 글라스에 기본 적용하고 도어실링 구조를 3중으로 개선해 차폐감을 높이고 풍절음을 줄여서다. 진동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정숙하다. 과속방지턱도 매끄럽게 넘어간다. 전반적으로 '안락'하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에르고 모션 시트에 내장된 공기주머니가 팽창하면서 허리를 지지해준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중저음의 엔진음이 울려 퍼지며 활시위를 당겼다 놓은 것처럼 몸이 살짝 뒤로 향했다 앞으로 치고 나간다. 페달 반응도 즉각적이다. 고속에서는 엔진음도 커지고 풍절음도 들어오지만 시끄럽지 않게 정제됐다.
방향 지시등을 켜면 계기판에 사각지대 화면이 나온다. 사이드미러를 보지 않아도 안전하게 차선을 변경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된 스마트크루즈컨트롤은 도로 정보를 읽고 과속 단속카메라도 파악해 속도를 조절한다. 직선 구간은 물론 곡선 구간에서도 안정적으로 자율주행한다.
드라이브 모드를 조작할 때는 다소 불편하다. 컵홀더보다 뒤쪽에 드라이브 모드 버튼이 자리잡아 팔꿈치를 뒤로 제쳐야 조작할 수 있다. 물론, 운전석을 뒤로 밀어 운전할 수 있는 키 크고 팔 긴 운전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이 조작할 수 있는 위다.
패스트백 스타일이라 후방 시야는 좁지만 화질이 뛰어난 후방 카메라, 후방 교차·주차 충돌방지 보조, 후진가이드 램프 덕에 불안하지 않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은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맞은편에서 차량이 지나갈 때 내비게이션에서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장면이 나와 움찔할 때가 있다.
'안전'과 '편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II, 프리액티브 세이프티 시트,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 등 안전사양을 적용했다.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RSPA)는 좁은 공간의 주차를 편리하게 돕는 원격 전·후진 기능은 물론 직각 주차와 평행주차 기능까지 지원해 운전자의 주차 부담을 덜어준다.
신형 G80은 멋진 슈트를 입은 야수와 같다. 평소에는 점잖고 부드럽고 자상하다. 그러나 달리고 싶을 땐 감춰뒀던 '야성'을 발산한다. 성공의 아이콘에 걸맞는 성능이다. 또 안전, 안락, 안심 모두 갖춰 가족과 함께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일탈(일상탈출)을 도와주는 '3안(安)' 패밀리 세단이기도 하다.
신형 G80은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박'을 터트렸다. 계약 첫날인 30일에만 2만2000대 계약됐다. 하루
매력적인 디자인·성능·사양 때문이겠지만 하루빨리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로우면서도 짜릿한 카라이프를 즐기고 싶은 바람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최기성 디지털뉴스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