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이 무대에서 노래와 연기를 하는 배우로 데뷔했습니다.
세계 최초라고 하는데요,
예술과 과학이 만난 현장을 강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청아한 가야금 선율에 깨어난 우주인 로봇 '에버'.
인간의 음악을 잊지 못한 '에버'는 지구로 와서 판소리 명창에게 소리를 배웁니다.
처음에는 소리가 영 시원찮습니다.
판소리 명창은 울화통이 터지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인간과 교감하면서 '에버'는 목청이 트이고 판소리 '사랑가'를 유창하게 소화해 냅니다.
실제 로봇이 배우가 되는 꿈같은 이야기가 현실화됐습니다.
단순한 로봇이 아닌 사람 형상을 띤 안드로이드 로봇이 공연 무대에서 선 것은 세계 최초입니다.
▶ 인터뷰 : 김홍석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지능형로봇사업단장
- "일본에서 '와카마루'라는 로봇을 가지고 일종의 퍼포먼스를 했는데, 다분히 인간과는 생김새가 다르고 너무 정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나. 춤과 더불어 노래도 하고 여러가지 모양을 보여준 것은 세계최초가 아닌가 싶습니다."
로봇 '에버'는 아직 인간처럼 걷지는 못하고, 미리 녹음해 놓은 배우의 음성을 립싱크하는 수준입니다.
▶ 인터뷰 : 왕기석 / 국립창극단 배우
- "개인적으로 애드리브를 치면 (에버가) 받아줬으면 좋겠는데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니고, 그래서 에버의 대사 간격이나 몸동작까지 계산하면서 대사해야 하고 감정을 표출해야 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능숙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것이 웬만한 배우 못지않습니다.
지능형 로봇이 생활 현장은 물론, 문화 예술분야까지 진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입니다.
세계 최초의 로봇 연기자가 된 '에버'는 오는 5월 정식으로 국악 공연에도 출연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강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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