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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화성에 위치한 공장에서 제우스 직원들이 반도체 세정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제우스] |
지난 24일 경기 화성에 위치한 제우스 공장에서 만난 이종우 대표는 1970년 설립해 반세기 넘게 생존해온 제우스의 원동력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외국업체들이 주름잡던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계에서 꺾이지 않는 끈기와 책임감이 제우스의 성공신화의 바탕이 됐다는 의미였다. 제우스는 작년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의 투자부진에 직격탄을 맞았다. 작년 매출액은 3234억원으로 전년(4535억원)보다 약 30% 가량 감소했다. 안데스산맥 중턱에 걸려 눈보라를 맞고 있는 조종사 기요메의 상황과 같은 셈이다.
이 대표는 "중국내 투자가 급감하면서 주문이 뚝 떨어졌고, 코로나19 변수까지 있어 우려된다"면서도 "하반기부터 회복해, 내년에는 예년 수준을 기대하지만 무엇보다 엔지니어라는 사명감과 열정으로 극복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우스의 주력 사업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이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반도체 세정장비인 아폴론이다. '제우스'라는 사명에 맞춰 제품이름도 신화에서 따왔다. 아폴론의 프로세스 챔버부에 로봇이 반도체 웨이퍼를 투입하면 챔버 내에서는 웨이퍼 표면 처리를 위해 '약품처리-세정-건조처리' 순으로 자동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화학약품을 사용하여 웨이퍼 표면의 불필요한 막질이나 '파티클'이라고 불리는 미세먼지를 제거한다. 시간당 웨이퍼 500매를 세정할 수 있는 12챔버형 '이온'도 개발해 생산중이며, 이는 아폴론보다 약 1.6배 가량 시간당 세정능력이 우수하다. 최근에 개발된 BW3700장비는 세계 최초로 기존의 웨이퍼 간격을 5mm에서 7mm 구조로 개발하여 반도체 제품의 수율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해외업체만 제조하는 300m Batch 장비를 제우스는 자회사JET와 협업으로 국산화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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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우스 이종우 대표 |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에서는 지난 2004년 독자 기술로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한 HPCP가 전 세계에서 시장점유율 1위이다. HPCP는 글라스(Glass)에 도포된 포토레지스트를 '핫 플레이트(HP)'라는 열판에 일정한 시간과 온도로 가열시키고, '쿨 플레이트(CP)'라는 냉각판을 통해 뜨거워진 글라스를 빠르게 식혀 다음 공정으로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장비이다. '고온열풍 오븐(OVEN)'은 대면적 OLED공정에 사용하는 열처리 장비로, 사용온도 300도~450도에서 오차범위 ±3℃까지 대응이 가능하며 특별한 냉각시스템을 통해 300도 이상의 온도를 30분만에 상온으로 처리할 수 있다. 글래스 적재 수준을 30단으로 획기적으로 늘여 다중 수납시킬 수 있다보니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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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우스 경기 화성 공장 전경 |
이 대표는 "작지만 빠르고 정밀한 로봇을 개발해 다가온 인더스트리 4.0 시대에 한국 로봇 메이커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우스는 경기도 화성에 지난해 완공한 1차 공장 외에 2차 통합사업장과 웨이퍼 공정 테스트 공장을 증설하며 공격적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증설 규모는 통합사업장 면적 2만7522㎡(8340평), 웨이퍼 공정 테스트 공장 3568㎡(1081평)이며 총 379억원을 투자
이 대표는 "올해 완공을 목표로 증설중이고 통합사업장에서 로봇사업 부문 등 신규 사업의 안정적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한편 웨이퍼 테스트 공장을 신축해 외부에만 의존하던 웨이퍼 공정 테스트를 자체 수행함으로써 효율성과 품질을 극대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화성 =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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