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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대한항공] |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사에서 열린 제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사내이사가 출석 주주의 과반 이상인 56.67%의 찬성표를 얻어 재선임됐다고 밝혔다. 반대는 43.27%, 기권은 0.06%였다.
전일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찬성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조 회장의 승리가 예고됐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조 회장의 우호 지분은 22.45%로 델타항공(한진칼 지분 10.00%)을 비롯해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3.79%), 국민연금(2.9%), 카카오(1.00%), GS칼텍스(0.25%) 등을 더하면 40.39%에 달했기 때문이다. 3자 연합이 확보한 지분은 28.78%에 불과하다.
이날 의결권 위임을 포함한 주총 출석률은 84.93%로, 조 회장 측은 사내이사 연임을 비롯해 앞서 한진칼이 추천한 김석동·박영석·임춘수·최윤희·이동명 사외이사 후보가 모두 출석 주주 과반 이상의 찬성을 받아 신규 선임되는 데 성공했다.
반면 3자 연합이 추천한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과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등 사내이사 후보와 서윤석·여은정·이형석·구본주 사외이사 후보는 과반수 이상의 찬성표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일각에서는 주총에 앞서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 8.2%에 대한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신청을 내고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 의결권을 제한해달라고도 요청한 것이 자충수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양측의 지분 차이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법원이 한진칼 주총을 앞둔 지난 24일 두 건의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하면서 반도건설 지분 8.2% 중 3.2%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하게 돼 조 회장의 승리가 유력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이 아버지인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공동경영 유훈을 언급하며 조 회장을 비판하고 나섰을 때만 해도 어느 한쪽의 승리를 점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한 차례 다툼 끝에 조 회장을 지지하는 입장문을 내고, 한진그룹 노조 등도 조 회장 지지 성명을 밝히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한진그룹은 또한, 지난달 초 열린 한진칼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하고 사외이사 독립성을 높이는 방안을 다수 마련했다. 이어, 대한항공이 소유한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자를 올해 안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한진칼 주총은 위임장 확인이 늦어지면서 당초 계획보다 4시간 여 미뤄진 오
조 회장은 주총에 참석하진 않았다. 하지만 주총 의장인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의 대독을 통해 인사말로 "앞으로 치열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내실 추구 및 핵심사업 경쟁력 제고에 매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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