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 8% 이상 수익을 보장한다고 했다.", "확정금리를 보장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연 8%에 플러스알파(+α)를 줄 수 있으며 절대 안전한 상품이라고 했다.", "원금 손실이 없다고 했다." … "지금 손해율 98%다."
라임자산운용 대신증권피해자모임이 오늘(21일) 밝힌 라임 상품 가입 피해자들의 사례 중 일부입니다. 라임 펀드상품을 대규모로 판매한 대신증권 반포WM(자산관리) 센터에서 펀드에 가입했다고 한 이들입니다.
피해자들은 라임 사태 관련 주요인물 중 하나로 지목된 당시 반포WM센터 장모 센터장 등의 권유로 문제의 펀드에 가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가입을 권유받으면서 상품에 관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을 뿐 아니라 법으로 금지된 '확정금리 보장'을 약속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투자상품을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할 때 '확정금리 보장', '원금 보장'처럼 확신할 수 없는 내용으로 투자자를 오인하게 하는 것은 위법입니다. 손실 가능성 등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행위(설명 의무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E씨는 "8%+α의 수익이 보장돼 '전혀 위험이 없고' '절대 안전한 상품'이라고만 강조했지, 손실 위험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투자 계약서나 설명서도 못 받았다. 사태가 벌어진 이후에 지점에 찾아가 서류를 받았는데 새로 작성된 것 같았다"고 했습니다.
교사였던 아내의 퇴직금 등 노후자금을 투자한 K씨도 "최소 8%는 투자자에게 돌려주고 그 이상 수익이 나면 운용사와 나눠 갖는다고 하기에 가입했다"며 손실 위험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미 알려진 대로 피해자들은 처참한 투자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환매는 중단됐고, 펀드 평가액은 원금을 거의 모두 날린 상태가 많았습니다. 자신들에게 투자를 권유한 장 전 센터장은 회사를 옮겼습니다.
K씨는 "손해율이 98%라는 통지를 받았다"며 "장 센터장이 다른 회사로 옮긴다고 했을 때 뭔가 잘못된 것 같았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지경이 돼버렸다"고 했습니다.
C씨는 구체적인 투자 수익률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1억5천500만원을 투자했는데 2월19일 현재 펀드 평가 금액은 2천476만2천569원이었다"며 "원금에서 84% 손실을 본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초기에 수익이 떨어지길래 펀드를 해지하려 하자 센터 소속 직원이 '일시적 현상'이라며 해지를 만류했다"며 "사태가 벌어진 것을 알고 다시 환매를 신청했지만 그때는 금융감독원이 환매를 중단한 상태여서 불가능하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피해자들은 장 전 센터장이 이종필 당시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의 친분으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운용에 깊숙이 개입했다며, 펀드의 부실을 알면서도 '확정금리' 운운하며 상품을 판매한 것은 '불완전판매'를 넘어 '사기'라고도 주장했습니다.
피해자모임 관계자는 "판매처가 운용사와 교감하지 않았으면 이러한 형식의 판매가 이뤄질 수 없다"며 "부실을 알면서도 상품을 판매한 것이므로 계약 자체가 취소돼야 한다
라임 사태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장 전 센터장이 피해 투자자들과 나눈 대화 녹취록을 입수해 분석 중입니다. 검찰은 잠적한 이종필 전 부사장, 라임의 '돈줄'로 알려진 '김 회장' 등 여러 등장인물이 펀드 부실운용과 각종 로비, '기업 사냥꾼' 행태 등에 가담했는지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