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빈 라이트펀드 대표. [사진 제공 = 라이트펀드] |
문제는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끝나면 치료제·백신 개발 노력이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에 돌입한 렘데시비르 역시 지난 2015년부터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 과정을 거쳤지만, 아직까지 시판허가를 받지 못하다 이번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시 등판했다.
김윤빈 라이트펀드 대표는 "불행히도 감염병은 유행이 지나면 백신, 치료제, 진단 기술의 개발 의지가 줄어든다"며 "성공을 담보할 수 없고 수익성도 높지 않은 감염병 치료제 연구·개발(R&D)에 꾸준히 자본을 투입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세계 공중보건 증진을 목표로 한국 정부와 5개 생명과학기업(GC녹십자·종근당·LG화학·SK바이오사이언스·제넥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이 모두 500억원을 출자로 만들어진 글로벌 민관협력 비영리재단 라이트펀드가 중대형 과제를 통해 후기 개발 단계 R&D에 지원을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감염병은 코로나19처럼 언제 어떤 방향으로 뻗어 나갈지 예측할 수 없고, 국제 보건을 심각하게 위협하며 인류의 일상을 한 순간에 뒤흔들 수 있다"면서 "신종 및 풍토성 전염병 문제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을 위해 우리 사회가 책임을 나눠지고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우수한 치료제, 백신, 진단기술 등의 R&D를 꾸준히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산업계의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시도에 대해 김 대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성공 가능성 측면에서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신종플루와 메르스 등을 겪으며 대응책으로 시행했던 백신 개발 연구들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의)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10년 동안 백신 개발 및 제조에 대한 한국기업들의 괄목할 만한 발전이 있었으며 그러한 개발 기술들을 다국적 기업에 수출하는 사례도 있었다."
다만 김 대표는 "이 같은 관심이 긴급한 상황일 때 뿐만 아니라 아직 치료제가 없는 모든 감염병을 대상으로 지속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라이트펀드는 이번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로 예정돼 있던 소형과제 공모를 앞당겨 다음달 2일까지 접수한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뿐 아니라 아직도 많은 감염병, 특히 소외질환에 대한 백신, 치료제, 진단기술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소형과제플랫폼은 새로운 혁신기술에 대한 연구 아이디어들을 신속히 실행할 수 있도록 빠른 검토와 지원을 하기 위해 신설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형과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디어가 성공적으로 검증되면 라이트펀드의 주요 사업인 중대형과제 플랫폼에도 지원해 추가 R&D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의 또 다른 숙제는 펀드 규모 확대다. 펀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다. 그는 벤치마킹 모델로 일본의 GHIT(Global health innovative technology)를 꼽으며 "지난 2013년 설립된 뒤 추가 추자자들이 참여하면서 기금 규모를 키워 나가 2018년 2차 사업이 시잘될 때는 처음의 2배가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라이트펀드도 국제 보건 향상을 위해 국내외 기관의 추가 투자를 독려하는 활동을 활발히 펴고 있으며 그에 다라 기금 규모를 키워 더 많은 연구에 기금을 투입할 계획"이라면서 "또 투자 프로젝트의 후기 개발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추가 출자자와의 파트너쉽 연결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트펀드는 지난 2018년 1차로 선정한 중대형과제에 10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 선정할 2차 중대형과제와 두 차례의 소형
김 대표는 "라이트펀드는 큰규모는 아니지만 저개발 국가에서 현존하는 백신, 치료제, 진단 등에 접근하지 못하는 요인을 해소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촉진함으로써 국제 보건 향상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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