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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인하를 두고 정부의 고민이 길어지면서 면세점과 식음료점 등 입주사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매출이 절반 이상 줄어든 가운데 임대료 인하가 불발될 시 현장 근무 인력 감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이날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주재한 산하 기관 회의에서는 인천공항 대기업 및 중견기업 지원책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다. 이는 지난 11~13일 인천공항공사 및 입주사 간담회가 이뤄진 뒤 첫 행보다. 이 자리에서 인천공항공사 측은 대기업 및 중견기업 입주사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해 공공기관 소유재산의 임차인에 대해 6개월간 임대료의 20~35%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적용 대상이 중소기업으로만 한정되면서 인천공항에 입점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인천공항 주요 대기업 입주사는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아워홈, 롯데GRS, SPC, CJ푸드빌 등이다.
앞서 지난 12일 열린 간담회에는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와 한인규 호텔신라 TR부문장,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 등이 직접 참석해 임대료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협상을 마무리했다.
정부가 인천공항 임대료 인하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자칫 특혜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착한 임대인'에 동참하는 공공기관 수는 인천공항외에도 코레일, LH, 한국도로공사, 부산항만공사 등 103개다. 철도역사와 고속도로 휴게소, 국공립공원 등에도 대기업 매장이 있는 만큼 인천공항만 예외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할 수 없다는 게 주요 취지다.
반면 대기업들은 인천공항의 특수성을 반영해야한다고 반발한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넷째주 국제선 여객 수는 65만2626명으로 전년 동기간대비 65.8% 급감했다. 공항 이용객 수가 줄어들면서 인천공항 내 지난달 면세점 및 식음료점 매출도 30~40% 가량 줄어들었다. 일본인 무비자 입국 금지와 유럽발 전 항공노선 탑승자에 대한 특별입국절차가 시행되면 이달 매출 감소폭은 60% 이상 확대될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봤다.
인천공항 임대료 인하가 불발될 시 각 매장에서 근무하는 현장 인력 감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천공항 각 면세점에는 100여명의 본사 임직원과 300~500여명의 협력업체 소속 판촉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임시휴업에 돌입할 시 본사 임직원의 경우 통상임금의 70%까지 휴업수당을 받을 수 있지만 판촉 사원들은 각 브랜드별 지침에 따를 수밖에 없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및 김포공항 여객 수가 갈수록 줄어들며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심정"이라며 "임대료 인하를 포함한 추가 지원책이 하루 빨리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자금력 부족 등으로 상대적으로 큰 어려움과 도산의 위험을 겪고 있는 사업자들부터 우선적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며 "중견 및 대기업에 대해서도 매출감소 등 경영위기를 감안해 합리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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