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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삼성 XM3 [사진 제공 = 르노삼성] |
르노삼성 XM3는 '국산 SUV 파괴자'다. 겉모습만 보면 국산차를 분류하던 기존 구분법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SUV 같기도 하고, 세단을 위로 늘린 것 같기도 하다. 도어 윗부분만 본다면 영락없이 쿠페다.
BMW X4·X6, 메르세데스-벤츠 GLC·GLE 쿠페처럼 쿠페 디자인을 결합한 국산 최초 쿠페형 SUV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크기는 준중형보다 크지만 가격은 소형으로 경형·소형·준중형·중형·준대형·대형으로 구분된 기존 국산차 세그먼트 분류를 파괴했다.
이처럼 SUV, 세단, 쿠페 등이 뒤섞이고 크기, 성능, 사양, 가격 측면에서 기존 세그먼트로 정확히 분류하기 어려운 차를 '세그먼트 버스터(Segment Buster)'라고 일컫는다. 그러나 새로운 세그먼트도 창조한다. 기존 세그먼트 파괴자이자 새로운 세그먼트 창조자인 셈이다.
세그먼트 버스터는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이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경쟁 차종'은 없거나 적을 수 있지만 오히려 '경쟁할 차종'은 많을 수 있어서다.
세그먼트 버스터는 여성의 사회 진출과 함께 경제활동 인구가 늘어나고, 맞벌이 가정 증가와 대가족 해체라는 사회적 현상이 심해지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자동차 브랜드도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가 결합되고, 자동차 디자인과 설계 기술의 발전이 뒷받침되면서 새로운 종류의 차를 내놓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사실 기아차 셀토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도 크기, 성능, 사양, 가격 측면에서는 기존에 정해진 '선'을 넘은 국산 세그먼트 버스터에 해당한다. 기존에 정해둔 '선'을 넘었다. 하지만 XM3는 '국산 세그먼트 버스터'의 정점에 있다.
르노삼성은 이에 XM3를 '게임 체인저'라고 부른다. 권투나 레슬링 등 스포츠 경기처럼 모양과 크기에 따라 정해진 게임 규칙을 파괴하고 다른 게임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SUV, 세단, 쿠페 성향을 모두 갖춘 XM3는 기존 국산 소형·준중형 SUV는 물론 현대차 아반떼, 기아차 K3과 같은 국산 준중형 세단과도 경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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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리에 모인 SM6, QM6, XM3 [사진 = 최기성 기자] |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720mm로 스포티지·투싼(2670mm)보다 50mm 길다. 전장과 휠베이스는 동급 최대 수준으로 '선'을 넘었다.
씨자(C) 또는 디귿자(ㄷ) 형태 LED 주간주행등은 르노삼성 혈통을 알려준다. LED 헤드램프의 눈썹 부위는 마름모 무늬가 들어간 사각 도트로 꾸몄다.
안개등도 디귿자형 크롬으로 장식했다. 범퍼 하단에는 거대한 사다리꼴 에어인테이크홀을 적용했다. 앞 범퍼 양 끝에는 타이어 쪽으로 공기가 흐르도록 만들어 공기역학 성능을 향상시키는 에어커튼을 적용했다.
뒷모습도 QM6와 비슷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QM6처럼 챙이 긴 군모를 뒤집어놓은 것 같다.
다만, 두 램프가 엠블럼을 놓고 확실히 구별됐던 QM6와 달리 엠블럼과 하나로 연결된 것처럼 붙었다. 강인하면서도 안정적인 이미지를 위해 범퍼 양 끝에 사각형태의 장식을 배치했다. 역동성을 더 강조하기 위해 크롬 머플러팁도 적용했다. 트렁크 리드는 날렵함과 세련미를 강화하기 위해 패스트백 스타일로 살짝 뽑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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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삼성 XM3 [사진 제공 = 르노삼성] |
SK텔레콤과 함께 양산차 최초로 'T맵 이용 완전 통신형 커넥티브 내비게이션'도 탑재했다. 스마트폰 테더링 없이 서버를 통해 최신 정보 업데이트와 맵 스트리밍을 할 수 있다.
운전자 취향에 따라 8가지 색상으로 실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앰비언트 라이트는 감성을 충족시켜준다.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은 플라스틱 재질이 아닌 소프트 폼 재질로 감싸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시트도 안락한 세단 느낌을 제공하는 소재로 만들었다.
다만, 앞 유리와 만나는 루프 안쪽 마감재는 마감 처리가 아쉽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곳인데다 손으로 만져보지 않는 한 느낄 수 없지만 절단면이 그대로 노출됐다.
편의사양도 선을 넘었다. 동급 최초로 공기청정 기능을 갖춘 에어 퀄리티 센서와 컴바인드 필터도 적용했다. 에어 퀄리티 센서는 실내 질소산화물, 일산화질소, 이산화질소 등 유해물질을 40% 이상 저감시켜준다.
오토 클로징·오토 오프닝, 주차조향 보조 및 360도 주차 보조, 전자식 파킹브레이크(오토홀드)도 채택했다.
공간 활용성도 우수하다. 동급보다 길어진 차체를 적극 활용, 멋진 쿠페형 SUV의 단점인 적재용량을 해결했기 때문이다. 2단 트렁크 플로어와 하단 툴 박스는 공간 활용성을 더 향상시켜준다.
트렁크 용량은 513ℓ로 동급 최대 수준이다. 셀토스는 498ℓ, 트레일블레이는 460ℓ, 스포티지는 503ℓ, 투싼은 513ℓ다. 실내 수납 공간 능력도 26.2ℓ로 동급 최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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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삼성 XM3 [사진 제공 = 르노삼성] |
르노삼성의 약점으로 여겨졌던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ADAS)도 강화했다.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AEBS),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FCW),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차선 이탈방지 보조 시스템(LKA), 후방 교차 충돌 경보 시스템(RCTA)을 적용했다.
모든 트림에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패들시프트, 전좌석 원터치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 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를 기본 적용했다.
르노삼성 최초로 차량 원격 제어기능 기술인 '이지 커넥트'도 적용했다. 원격 차량 제어, 원격 차량상태 관리, 내차 위치 찾기 및 목적지 차량 전송, 무선 업데이트 등으로 구성됐다. 이지 커넥트는 르노삼성이 KT와 제휴해 선보이는 커넥티드카 서비스로 3년간 무료로 제공한다.
시승차는 TCe 260 모델이다. 르노와 다임러가 함께 개발한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 TCe 260(게트락 7단식 습식 EDC 적용)과 경제적인 1.6 GTe 가솔린 엔진(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 적용)을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152마력, 최대토크는 26.0kg.m, 연비는 13.2~13.7km/ℓ다.
운전석에 앉으면 시트가 안정감 있게 몸을 잡아준다. 운전 시야는 넓다. 최저지상고(노면에서 차체 하부까지의 높이)는 186mm로 동급 최고 수준으로 드라이빙 포지션이 높기 때문이다.
시동을 켜면 엔진 소리가 일반 가솔린 모델보다는 좀 더 크게 들린다. 에코, 스포츠, 마이센스로 구성된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스티어링과 파워스티어링 세팅은 물론 앰비언트 라이트와 클러스터에 나오는 색상이 그린, 레드, 블루로 달라진다.
스티어링휠은 무게감이 느껴진다. 에코 모드에서는 비교적 조용하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시속 80km를 넘어서면 바닥 노면 소음과 바람소리가 파고들지만 귀에 거슬릴 수준은 아니다.
스포츠 모드로 바꾼 뒤 가속페달을 밟으면 시원하게 질주한다. 속도를 내기 전 멈칫하는 터보 래그는 거의 느끼지 못할 수준이다. 운전자의 발에 빠르게 반응하고 날렵하게 치고 빠져 나온다. 스타일만 쿠페를 추구한 게 아니라 성능도 쿠페를 닮았다.
풀 언더 커버를 적용, 노면 소음을 줄이면서 에어로 다이내믹 성능도 개선한 효과로 느껴진다. 서스펜션은 부드러움과 단단함을 모두 갖췄지만 단단함에 좀 더 무게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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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삼성 XM3 [사진 제공 = 르노삼성] |
크기와 성능은 준중형급 이상이지만 가격은 소형급이다. '착한 가격'을 설정한 셈이다. 가격은 소형 SUV인 쌍용차 티볼리와 비슷하다. 가격(개별소비세 1.5% 기준)은 1.6GTe가 1719만~2140만원, TCe 260이 2083만~2532만원이다. 셀토스와 트레일블레이저보다 150만~200만원 가량
티볼리 가솔린은 1637만∼2297만원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기본 트림 시작가가 1910만원이다. 투싼은 2199만원부터다.
출발은 좋다. 사전계약 시작 12일 만에 계약대수 5500대를 돌파했다. '태풍 엠블럼' 이름값에 어울리는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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