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들의 해외 자금조달이 조금씩 이뤄지면서 금융위기가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라고 진단합니다.
정광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우리은행은 최근 유럽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정부 보증 없이 1억 달러 조달에 성공했습니다.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 역시 각각 20억 달러를 해외에서 유치했습니다.
지난해 9월,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꽁꽁 얼어붙었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 훈기를 찾았다는 분석입니다.
▶ 인터뷰 : 최성환 / 수출입은행 국제금융부장
- "이제는 움직일 때가 됐다. 수출입은행처럼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곳에 대해서는 가격만 맞으면 투자할 의지가 있다, 이런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습니다."
금융권 부실 뇌관으로 지목돼왔던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정부 개입이 시작되면서 급감했습니다.
지난해 9월 말 16.9%까지 올랐던 연체율은 3개월 사이 3.9% 포인트나 떨어진 13%로 급락했습니다.
외환시장도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6개월 연장을 계기로 하락세로 돌아섰고 주식시장은 한때 1200선을 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금융시장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아직 복병이 많습니다.
우선 실물 경제 침체가 금융시장에 추가적인 충격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임일섭 / 농협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서브프라임 뿐 아니라 프라임 모기지, 오토론, 카드론 등에서 추가 부실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금융사 부실은 더 커집니다.
또 4분기 이후 악화 일로에 있는 금융사들의 실적 부진이 실물경제를 옥죄고, 실물경제 부진이 다시 금융권에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 스탠딩 : 정광재 / 기자
- "계절의 봄은 어느새 성큼 다가왔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나고 금융시장에 봄바람이 불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mbn뉴스 정광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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