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연구기관들의 부실한 경제 예측 능력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경제 전망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경제 위기만 키웠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광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우리 경제 성장률은 2.5%에 머물렀습니다.
경제 전망을 업으로 하는 연구기관들은 과연 얼마나 실제 성장에 근접한 전망을 내놓았을까.
예측 결과는 낙제 수준입니다.
정부는 물론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이 2% 포인트가 넘는 오차를 보였습니다.
민간 연구기관 역시 F 학점을 면치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올 경제 전망 결과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각 연구기관들은 지난해 하반기 내놓은 올 성장률 예측이 엇나갈 기미를 보이면서 수정치 발표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KDI는 지난 11월 발표한 성장률 전망치 3.3%를 두 달 만에 0.7%로 재조정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등도 성장률 하향 조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제 예측이 이렇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경제 전망 무용론'도 나옵니다.
잘못된 예측이 오히려 경제 위기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중소기업들의 발목을 잡은 통화옵션상품 키코는 부실한 경제 전망의 결과로 꼽힙니다.
주요 연구기관들이 원·달러 환율 하락을 전망하면서 기업은 환율 급락에 대비한 키코에 가입했지만 결과적으로 환율은 급등했습니다.
이로 인한 주요 기업의 키코 관련 손실만 4조 5,000억 원에 달합니다.
이런 현실에 대한 자성론도 나옵니다.
경제 전망이 실물 경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수치와 자료만을 토대로 하다 보니 예측 자체가 빗나가고 있다는 반성입니다.
또 독립적이어야 할 연구기관들이 너무 정부 눈치만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할 경제 연구기관들이 제 역할을 못하면서 우리 경제도 나아갈 방향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광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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