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을 키우기 위해 가계 대출 확장에 올인했던 은행들은 경기 침체에 따른 가계 부실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가구당 부채 4,000만 원 시대, 오늘은 두 번째 시간으로 무분별한 가계 대출 확대가 은행에 오히려 부메랑이 돼 돌아오는 현실을 정광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실과의 전쟁'
은행은 요즘 그야말로 부실을 줄이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로 기업대출 연체율이 높아진 가운데 가계 부실 우려도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높아진 가계 대출 부실 우려는 대손충당금 증가로 이어져 고스란히 자산건전성 악화로 이어졌고, 당장 은행 BIS 비율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가계 부실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 인터뷰 : 구경회 / HMC투자증권 연구위원
- "연체율이 현재 1%에 미치지 못하지만 카드 대란 당시의 연체율 2%를 고려하면 연체율이 2%를 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쯤 되면 은행이 위기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은행 수익성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습니다.
몸집 불리기에 '올인'했던 은행들의 무분별한 가계 대출은 경기 침체와 자산 가격 하락이 맞물리면서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 3분기 주요 은행의 수익은 1년 전과 비교해 30% 이상 감소했습니다.
4분기는 물론 올해 전체적인 수익 악화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입니다.
대표적인 은행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비율 역시 급락했습니다.
특히 은행 수익성 악화는 신용 경색 현상을 심화시켜 새로운 경제 위기의 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이태규 /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대출 부실이 은행 건전성을 악화시키면 은행은 자금 공급을 축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금 시장이 위축되면 신용 경색은 더 깊어져 경기 악순환이 우려됩니다."
주택담보대출을 무기로 '묻지마' 가계 대출을 늘려온 은행들의 무분별한 자산경쟁은 경기 침체와 맞물려 은행의 존립기반마저 흔들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광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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