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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스터 웰란과 그의 손길을 거친 재규어 인테리어 [사진 제공 =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
영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인 재규어의 모토(Motto)는 '빠르면서도 아름다운 차를 만든다(Beautiful Fast Car)'다. 영국에는 '재규어니스(Jaguarness)'라는 말이 있다. '재규어스러움'이라는 뜻으로 영국 왕실의 전용차이자 영국 차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재규어의 우아함'을 가리킨다. 재규어는 글로벌시장에서도 아름다운 고성능 자동차 브랜드로 명성을 쌓았고, 현재도 쌓고 있다.
알리스터 웰란(Alister whelan) 재규어 인테리어 총괄 디자이너는 지난 3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매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재규어 디자인이 아름다운 비결은 '빼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아름답다고 여러 색상을 자꾸 덧칠하면 결국엔 검정색이 되듯이 자동차 디자인도 과한 것을 덜어내는 '절제(-)의 미덕'을 추구해야 아름다워진다는 뜻이다.
웰란 총괄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지난 4일 서울에서 개최한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 2019'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영국 코번트리대학에서 운송 디자인을 전공한 뒤 2년 정도 아우디에서 외장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이자 재규어 디자인의 상징인 이안 칼럼의 발탁으로 2000년 재규어 디자인팀에 들어와 20년 동안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그가 재규어에서 처음으로 인테리어 디자인에 참여한 모델은 R쿠페 콘셉트카다. 영화 '007 어나더데이'에 나와 유명해진 XKR 인테리어 디자인도 맡았다. 2007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극찬을 받은 C-XF 콘셉트카, 같은 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상복이 터진 XF도 그의 손길을 거쳤다.
'2013년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을 수상한 F-TYPE, 재규어 순수 첫 전기차인 I-PACE 콘셉트카와 양산차, 재규어 콤팩트 SUV인 E-PACE의 인테리어도 그가 총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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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
웰란 총괄이 절제 못지않게 강조하는 것은 '조화'다. 전통과 첨단기술, 어느 한쪽에 집착하지 않고 균형감을 맞춰가며 조화를 이끌어낸다. 창의성이라는 명목으로 '더하기'가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콘셉트카를 디자인할 때 조화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디자이너들이 최고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면서도 "그러나 창의성이 재규어의 헤리티지를 해치지 않도록 덜어내고 균형을 맞추면서 조화를 이끌어낸다"고 말했다.
그는 계기판과 센터페시아를 예로 들며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창의적으로 적용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바늘로 움직이는 시계를 보는 것처럼 아날로그 감성도 갖춰 첨단기술과 전통이 어우러지도록 디자인한다"고 설명했다.
웰란 총괄은 재규어 디자인의 매력으로 '여운'도 꼽았다. 그는 "재규어는 눈길을 확 사로잡기 위해 대놓고 화려함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차량을 살펴보고 뒤돌아설 때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드는 미묘하고 은근한 매력을 지녀 여운을 남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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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
글러브박스 원목에는 "원목이 너무 아름다워 사랑을 담아 재규어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만들었다"는 디자이너의 글씨와 그의 사무실 책상 좌표가 쓰여 있다.
그는 사진을 가리키며 "장갑 디자인을 처음에는 못보고 지나갔다 나중에 우연히 발견했을 때 글러브박스의 유래를 떠올리면서 슬며시 미소지을 수 있고, 글씨를 봤을 때는 디자이너들이 차에 쏟아 부은 애정을 느낄 수 있다"며 "이 모든 것이 재규어에 대한 애정을 깊어지게 만들고 고객과 재규어가 말없이 소통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된다"고 설명했다.
웰란 총괄은 자율주행차 시대에도 '아름다운 고성능'을 추구하는 재규어 팬들을 지키기 위해 전통적인 가치와 미래 기술을 조화시키는 방향으로 디자인 방향성을 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알아서 모든 것을 해주는 디지털 카메라가 편하긴 하지만 사진에 대한 흥미를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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